2분기 세부 재무 성과를 살펴보면, 그래프테크의 총매출액은 약 1억 2,700만 불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 감소했다. 반면 총 판매량은 3만 3,000MT(메트릭톤) 이상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약 8% 증가했다. 이러한 판매량 증가세는 전 세계 철강 시황의 침체 속에서도 주요 지역 전기로 가동률이 미세하게나마 반등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미국 내 철강 제조사들의 가동률 상승 및 전극 수요 회복에 힘입어 미국 시장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9% 급증했다. 이는 그래프테크가 북미 핵심 거점 시장에서 견고한 고객 기반을 유지하고 있음을 입증한다.
생산 원가 관리 측면에서도 내부적인 성과가 도출되었다. 그래프테크는 MT당 생산 비용을 전년 동기 대비 9% 절감하는 데 성공했다(생산 비용을 이보다 더 줄이긴 어려울 것으로 보임). 원자재 가격 변동과 공장 가동률 변화 속에서도 생산 공정 효율화와 지속적인 비용 절감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그러나 이러한 단위당 생산 비용 절감과 판매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체 영업이익과 순이익 개선 폭이 제한적이었던 주요 원인은 흑연 전극의 평균 판매 단가가 낮게 형성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더 많은 물량을 더 낮은 원가로 만들어 판매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체의 전극 거래 가격 자체가 크게 떨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 효과가 상쇄되었다.
단가와 물량 사이의 이러한 불균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래프테크의 수주 계약 구조와 매출 인식 시차를 고려해야 한다. 이번 2분기에 실적으로 인식된 매출과 이익은 대부분 시장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던 과거 시점에 체결되었거나 가격 인상이 반영되기 전 고정된 계약 물량에 기반한다. 경영진이 가격 인상을 선언하더라도 실제 판매 매출로 반영되기까지는 일정 기간의 시차가 존재한다. 따라서 2분기 실적 지표는 경영진이 추진 중인 판가 인상 효과가 아직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지연된 수치다.
한편, 재무 유동성 측면에서는 1분기와 2분기 사이에 상당한 변화가 관찰되었다.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그래프테크의 총유동성은 보유 현금 약 1억 2,000만 불, 회전대출 한도 잔여분 약 1억 불, 지연인출 한도대출(DDTL) 1억 불을 합쳐 약 3억 2,800만 불 규모였다. 그러나 이번 2분기 말 기준 총유동성은 약 2억 5,300만 불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번 분기 유동성 감소를 유발한 결정적인 원인은 회사가 보유한 채권 및 차입금에 대한 반기 이자 지급에 따른 대규모 현금 유출이다. 그래프테크가 발행한 채권의 이자는 반기를 기준으로 납부되기 때문에, 2분기 중 정기적인 이자 지급 일정이 도래하면서 상당한 규모의 현금이 실제로 지출되었다.
이와 더불어 그래프테크는 기존에 약정되어 있던 DDTL 및 회전대출을 실제로 인출하여 현금화하는 조치를 취했다. 약정 기한 내 대출을 인출해야 하는 금융 조건과 함께, 영업 외 현금 지출에 대비하여 가용한 신용 한도를 현금 자산으로 직접 전환해 둘 필요성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대출 인출로 인해 장부상 보유 현금 잔고는 일정 부분 유지되었으나, 아직 당겨쓰지 않았던 대출 가능 한도가 소진되었고 반기 이자 지출까지 겹치면서 전체적인 총유동성 파이는 1분기 대비 감소했다. 더욱이 고금리 환경에서 대출을 직접 실행함에 따라 향후 부담해야 할 금융비용과 이자 지출은 추가로 증가하게 되었다. 비록 2029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대형 단기 차입금이 없어 즉각적인 부도 위험은 낮지만, 반기별로 반복되는 이자 지급과 유동성 한도 축소는 여전히 재무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자금 조달의 또 다른 축인 ATM을 기반으로 한 증자 카드는 아직 사용되지 않았다. 그래프테크는 지난 1분기 운전자본 확충을 위해 에버코어와 5,000만 불 규모의 주식 분배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회사가 필요할 때마다 시장 가격으로 신주를 매각하여 현금을 조달할 수 있는 장치다. 그러나 경영진은 2분기까지 해당 ATM 방식을 통해 단 한 주도 처분하지 않았다. 낮게 형성되어 있는 현재 주가 수준에서 증자를 단행할 경우 기존 주주 가치의 극심한 희석이 발생하므로, 주주 가치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차후 가장 긴급하거나 필요한 시점에 활용할 유동성 보루로 남겨둔 것으로 예상된다.
어닝콜 질의응답 세션에서 애널리스트들은 글로벌 흑연 전극의 과잉 공급과 실질적인 판가 인상 가능성에 대해 질문했다. 경영진은 중국산 저가 전극의 유입과 글로벌 철강 수요의 더딘 회복으로 인해 시장의 구조적 공급 과잉이 계속되고 있음을 인정했다. 내부적인 비용 절감과 생산 조절만으로는 대외 악재를 완전히 상쇄하기 어렵다는 점을 밝힌 셈이다. 또한 연간 실적 가이던스나 구체적인 단가 인상 시점을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을 모두 해소하지는 못했다.
이러한 요인들을 종합할 때 그래프테크의 향후 향방을 결정지을 분수령은 3분기 실적이 될 것이다. 2분기까지의 실적은 인상 전 가격이 적용된 구계약 물량이 대부분이었으나, 3분기부터는 선확보된 물량에 인상된 판가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다. 따라서 3분기 손익계산서에서 손실 폭을 대폭 축소하여 흑자에 가까운 실적을 증명할 수 있는지가 회사의 사경을 헤매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가동률 상승과 판매량 증가라는 긍정적 흐름이 실질적인 판가 인상으로 연결되어 영업이익을 창출해야만, 반기마다 도래하는 채권 이자 지급과 고금리 대출로 인해 늘어난 금융비용을 자체 현금흐름으로 감당할 수 있다.
만약 3분기에도 적자 폭을 의미 있게 줄이지 못하고 현금 소진이 가속화된다면 재무적 선택지는 극도로 제약된다. 그 경우에는 아껴두었던 에버코어 체결 ATM 증자를 실행하여 주식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으며, 이는 주가에 추가적인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반대로 3분기에 손실을 대폭 줄이며 실적 반등의 가시성을 입증한다면, 늘어난 이자 부담을 극복하고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그래프테크의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는 판매량 회복이라는 긍정적 신호와 반기 이자 지급에 따른 유동성 축소라는 위험 요소가 공존하는 가운데, 3분기 판가 인상 반영을 통한 적자 폭 축소라는 과제를 명확히 제시한 분기였다.
PS – ATM 증자가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