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프테크 1억 5천만 달러 혼합 공모 제출

그래프테크 인터내셔널은 5월 22일자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1억 5천만 불 규모의 혼합 공모를 제출했다. 혼합 공모는 제출일로부터 3년이라는 유효기간 내에 보통주, 우선주, 채권, 신주인수권, 구매계약 등 다양한 형태의 증권을 회사가 필요한 비율에 따라 수시로 발행할 수 있는 제도적 권리를 의미한다.

현재 그래프테크는 악화된 재무 여건과 시가총액 구조로 인해 자본 시장에서 신규 채권자나 주식 매수자를 유인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 또한 회사 자산의 대부분이 이미 기존 채권자들에게 담보로 제공되어 있어 신규 발행을 위한 추가 담보 여력이 없다. 여기에 주요 주주 중 상당수가 채권자의 지위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헤지펀드나 행동주의 투자자 그리고 경쟁사들로 구성되어 있어 이해관계가 매우 복잡하다. 이러한 구체적인 전제 조건들을 고려할 때, 혼합 공모를 증권의 형태로 바로 발행하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럼, 경영진은 혼합 공모 제출을 왜 한 것일까?

첫 번째 가설은 하반기 업황 반등 시점에 직면할 가파른 운전 자본 확충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래프테크가 보유한 표면적인 유동성은 약 3억 불 수준이지만, 이 중 3분의 2는 리볼빙 론과 턴 론 등 인출 시 이자 비용을 발생시키는 대출 형태의 부채이며 순수 현금은 1억 불 안팎에 불과하다. 이미 올해 2분기부터 리볼빙 론을 인출할 계획을 밝혔는데, 이는 고정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흑연 전극봉 산업은 원재료 투입부터 제품 인도 및 대금 회수까지의 리드타임이 길어 업황이 회복되는 초기 국면에 자금이 장기간 묶이는 특성을 지닌다. 만약 하반기부터 티어1 니들코크스 단가가 급상승할 경우 원재료 매입을 위해 투입해야 하는 현금 규모는 가파르게 증가하며, 실제 매출 채권이 회수되기 전까지 심각한 현금 부족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 돈이 돌기 직전의 이 취약한 타이밍에 원재료 고갈로 생산이 중단되는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경영진은 혼합 공모라는 긴급 수혈 루트를 사전에 구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단가 상승 직후 자금이 원활하게 순환된다면 공모를 실행하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긴 리드타임을 감안할 때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이진 않는다.

두 번째 가설은 씨드리프트 공장의 오일 투 이온 프로젝트, 즉 티어 1 니들코크스 증설 자금의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어책이다. 해당 증설 프로젝트의 총 소요 자금은 약 1억 5천만 불로 추산되며 보조금을 제외하더라도 약 7천만 불 규모의 자체 분담금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그래프테크는 연간 유지보수를 위한 자본 지출 3천만 불와 기존 부채의 이자 비용을 합산하여 매년 1억 2~3천만 불의 현금이 고정적으로 유출되는 재무 구조를 갖고 있다. 1억 2~3천만 불 수준의 순수 현금으로는 자체 분담금과 연간 고정비를 동시에 충당할 수 없으며 추가 담보 여력이 없어 신규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도 불가능하다. 본업인 전극봉 업황의 회복 속도와 관계없이 멀티플을 결정할 핵심 자산인 씨드리프트 증설은 중단될 수 없는 과제이므로, 3년이라는 시차 속에서 자금 조달의 공백이 발생할 때마다 혼합 공모를 통해 이를 메우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그래프테크의 1억 5천만 불 혼합 공모 제출은 단순히 몇 가지 고정된 목적만을 가진 조치라기보다는, 하반기 니들코크스 단가 변동과 씨드리프트 프로젝트의 전개 상황 등 향후 업황의 흐름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유동적인 대응책이다. 제시된 운전 자본 확충이나 증설 자금 조달 가설 외에도 시장의 변화에 따라 수많은 시나리오가 작동할 수 있으며, 이 모든 가능성은 결국 전방 산업의 회복 속도와 매크로 환경에 의해 결정되므로 어느 한 가지 방향으로 결과를 단정 짓기는 어렵다. 나아가 이 조치가 제도적으로 발행 유연성을 넓혀주었을지라도 주주들에게는 지분 희석이라는 실질적인 재무적 리스크를 발생시킨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혼합 공모는 경영진의 선제적 버퍼 마련이라는 측면과 잠재적 가치 희석이라는 하방 압력 사이에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현상을 해석하는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PS – 이것 때문에 마라톤이 지분을 정리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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