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쩜삼은 프리랜서나 아르바이트생처럼 소득의 3.3%를 원천징수 방식으로 납부하는 사업소득자들이나 직장인들이 간편하게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도록 돕는 세무 테크 플랫폼이다. 국세청 홈택스 시스템이 익숙하지 않거나 복잡한 세무 용어 때문에 스스로 신고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타겟으로 삼았다. 카카오톡 인증만으로 지난 5년간의 미수령 환급금을 조회하고 신고 대행까지 한 번에 처리해 주는 높은 편의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최근에는 환급금을 실제로 수령한 뒤에 이용료를 결제하는 후결제 시스템인 뉴삼쩜삼을 도입하거나 예상 환급액과 실제 수령액이 다를 경우 보상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펼치며 서비스 신뢰도를 높이려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이 서비스는 비즈니스 구조와 보안 측면에서 여러 가지 명확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
먼저 한국의 종합소득세 신고 방식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한두 번 인터넷 정보를 찾아 직접 신고해 보면 누구나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수준이며 새로운 정보가 업데이트되더라도 관련 내용을 금방 찾을 수 있다. 이는 사용자가 플랫폼을 통해 신고 과정을 한 번 경험하고 나면 국세청 시스템이 생각보다 편리하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는 의미다. 사용자가 학습 효과를 얻는 순간 삼쩜삼이 제공하는 편의성의 가치는 급격히 하락하며 사용자는 굳이 높은 수수료를 지불하며 플랫폼을 이용할 유인을 잃는다. 결과적으로 학습 효과에 따른 고객 이탈은 이 비즈니스 모델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
과거 5년 치의 자료를 한 번에 체크하고 환급받을 수 있다는 점이 초기 성장의 강력한 동력이 되었으나 이는 명백한 일회성 요인이다. 5년 분량의 미수령 환급금을 모두 수령하고 나면 그 이후부터는 매년 발생하는 당해 연도분만 신고하면 된다. 앞서 언급한 학습 효과와 결합했을 때 사용자는 한 번의 대규모 환급 이후 직접 신고로 전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매년 새로운 대규모 고객군을 유입시켜야만 매출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인데 이는 마케팅 비용이 끊임없이 투입되어야 하는 소모적인 구조를 고착화한다. 높은 고객 획득 비용에 비해 고객 생애 가치가 현저히 낮은 셈이다.
고액 납부자들이 이 서비스를 이용할 이유가 없다는 점도 비즈니스의 확장성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세금 환급액이 큰 고액 납부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한 환급금 조회가 아니라 정교한 절세 전략이다. 삼쩜삼은 표준화된 로직을 기반으로 자동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개별적인 상황에 맞춘 고도화된 절세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 고액 납부자들은 높은 수수료를 감수하면서까지 불확실한 자동화 플랫폼을 이용하기보다 전문 세무사를 고용하여 확실한 절세 혜택을 누리는 쪽을 선택한다. 수익성이 높은 우량 고객층을 확보하지 못한 채 소액 환급자 중심의 롱테일 시장에만 머무르는 포지셔닝은 기업의 이익 구조를 취약하게 만든다.
수수료 체계 역시 사용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삼쩜삼의 수수료는 예상 환급액의 약 10%에서 20% 사이에서 책정되는데 이는 국세청에서 직접 운영하는 무료 서비스나 홈택스를 이용할 경우 들지 않는 비용이다. 최근 국세청은 일반인들이 쉽게 환급금을 찾아갈 수 있도록 원클릭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국가 기관이 직접 제공하는 무료 서비스의 UX가 개선될수록 삼쩜삼이 유료로 제공하는 대행 서비스의 매력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편의성이라는 가치 하나만으로 환급액의 상당 부분을 수수료로 취하는 모델은 시장의 정보 비대칭성이 해소될수록 기반이 약해진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금융 데이터 보안 이슈다. 삼쩜삼은 세무 신고 과정에서 사용자의 방대한 금융 데이터를 수집하게 된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데이터를 긁어오는 스크래핑 방식을 주로 활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수집되는 정보는 주민등록번호와 계좌 정보를 포함하여 개인의 가장 민감한 금융 자산 내역을 포괄한다. 이러한 데이터가 중앙집중형 데이터 뱅크에 모여 있다는 사실 자체가 거대한 보안 리스크를 형성한다. 만약 단 한 번이라도 대규모 유출 사고가 발생한다면 이는 기업의 존폐를 결정짓는 치명적인 타격이 될 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의 개인정보 대참사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과거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법적 근거 없이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하고 보관했다는 이유로 과징금 처분을 받았던 사례는 플랫폼이 성장에 집중하느라 보안이라는 본질적 가치를 간과했음을 보여준다. 보안 수준을 높이려면 시스템 운영 비용이 기수적으로 증가하고 사용자가 느끼는 절차적 간편함은 줄어들게 된다. 재방문율이 낮은 비즈니스 구조에서 보안 비용의 증가는 수익성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사용자가 자신의 소중한 금융 정보를 단 몇만 원의 환급금을 위해 맡기는 것이 합당한지 의문을 갖기 시작하면 편리함이라는 명분으로 쌓아 올린 서비스의 신뢰도는 쉽게 무너진다.
삼쩜삼은 세무 대행을 넘어 신용 관리나 대출 중개 같은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은 과제다. 이미 토스나 카카오페이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사용자의 일상적인 결제와 송금 데이터를 장악하고 있는 시장 상황에서 1년에 한두 번 환급금을 확인하러 접속하는 앱이 얼마나 강력한 락인 효과를 만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세무 데이터 자체는 가치가 있으나 그것이 사용자 경험의 주도권을 가져올 만큼의 빈번한 접점을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해소될수록 대행의 가치는 낮아지며 다른 금융 상품으로의 연계력도 떨어진다.
PS – 금융 서비스로 돈 버는 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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