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에서 대중의 관심이 완전히 사라진 영역을 탐색하고 분석하는 행위는 표면적으로 매우 비효율적인 작업처럼 보인다. 실제로 버려진 자산의 무더기를 뒤졌을 때 발견되는 대다수의 기업은 영구적인 자본 손실을 초래하는 결격 사유를 가지고 있다. 기술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해 도태되었거나, 방만한 경영으로 주주 가치를 파괴했거나, 산업 자체가 사양길에 접어들어 회생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자산들은 시장의 평가대로 가치가 없는 폐기물에 불과하며, 여기에 자본을 투입하는 것은 투자라기보다 무모한 도박에 가깝다. 그러나 이 무수한 실패의 가능성 속에서도 아주 드물게 발견되는 우량한 자산은 그동안의 탐색 비용을 일시에 회수하고도 남을 만큼 압도적인 비대칭적 보상을 제공한다. 하방 위험은 이미 가격 폭락을 통해 극단적으로 통제된 반면, 상방으로의 회복 잠재력은 제한 없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대칭적 리턴 구조의 존재야말로 남들이 오물이라 부르며 기피하는 영역을 지속적으로 뒤져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되며, 나는 그것을 즐긴다.
최근 자본시장에서 일어나는 가치 왜곡 현상은 과거의 주기적 시장 침체기와 비교했을 때 훨씬 더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 현상을 가속화하는 핵심 동인은 자산운용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패시브 투자의 폭발적인 팽창이다. 인덱스 펀드와 상장지수펀드로 대표되는 패시브 자금은 기업의 개별적인 사업 모델의 경쟁력, 경영진의 역량, 부채 구조, 혹은 미래의 현금 창출 능력 같은 본질적인 요소들을 전혀 평가하지 않는다. 패시브 자금의 유입과 배분을 결정하는 오직 하나의 기준은 시가총액의 크기와 지수 편입 여부라는 기계적인 공식에 한정된다. 이로 인해 지수의 상위를 차지하는 초대형 기업들에는 자산의 실제 내재가치와 무관하게 맹목적이고 기계적인 매수세가 끊임없이 유입된다. 이는 대형주의 밸류에이션을 한계 이상으로 부풀리는 결과를 초래하는 반면, 지수 외곽에 위치한 중소형주나 일시적인 요건 미달로 지수에서 제외된 기업들은 철저한 무관심 속에 방치되도록 만든다. 시장 전체의 자금 흐름이 이처럼 기계화되면서 개별 기업의 가치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가격 발견 기능은 심각하게 퇴화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자본 배분의 양극화와 기계화는 역설적으로 소외된 자산을 찾는 독립적인 투자자에게 역사상 가장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다. 자본주의 역사상 이토록 거대한 자금이 기업의 펀더멘털을 완전히 무시한 채 움직인 적은 없었다. 대중이 패시브라는 거대한 조류에 몸을 맡기고 눈을 감은 채 투자를 집행할 때, 시스템의 맹점으로 인해 시장의 변두리로 밀려난 기업들은 정상적인 시장 환경이라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가혹한 가격 왜곡을 겪는다. 아무리 매년 견고한 이익을 창출하고 강력한 경제적 해자를 유지하는 기업이라 할지라도, 단지 지수 구성 종목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혹은 거래량이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기관 투자자들의 매도 리스트에 올라 주가가 내팽개쳐진다. 이러한 기계적 매도는 기업의 본질적 손상 때문이 아니라 제도적 메커니즘의 한계로 인해 발생하므로, 주가는 자산의 실제 가치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바닥까지 추락하게 된다. 시장의 주류 참여자들이 자산의 가치를 평가하는 노동을 포기할수록 쓰레기통이라 불리는 소외 영역에는 오도된 가격표를 단 가치 있는 자산들이 쌓이게 된다. 대중이 눈을 감고 대형주만을 매수하는 거대한 쏠림 현상의 이면에는 비이성적인 저평가 영역이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따라서 남들이 버린 영역에서 기회를 찾는 작업은 단순한 저점 매수 전략이 아니라, 자본시장의 구조적 비효율성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이를 활용하는 고도의 분석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핵심 역량은 시장의 일시적인 오해나 패시브 자금 유출로 인한 가격 하락과 기업 자체의 영구적인 펀더멘털 붕괴를 철저하게 분리해 내는 거름망이다. 저평가된 자산의 대부분은 실제로 내부적인 결함을 가진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경영진의 부적절한 자본 배분이나 파괴적인 신사업 진출, 혹은 본업의 구조적 도태로 인해 주가가 하락한 기업은 아무리 가격이 저렴해 보여도 가치 함정에 불과하다. 반면 집중해야 할 대상은 업황의 일시적인 하강 주기, 일시적인 글로벌 공급망의 왜곡, 혹은 단기적인 규제 강화 이슈 등으로 인해 시장에서 과도하게 매도된 기업들이다. 이러한 기업들은 비록 현재 시장에서 쓰레기 취급을 받으며 외면당하고 있지만, 내부의 현금 창출 능력과 자본 효율성은 온전하게 유지되고 있어 외부의 왜곡 요인이 해소되는 순간 강력한 가치 복원력을 보여준다.
이러한 구조적 기회를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대중의 평판과 시장의 유행으로부터 완전히 단절된 독립적인 사고와 강력한 심리적 통제력이 요구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다수의 행동을 추종하고 주변의 인정을 받을 때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도록 설계되어 있다. 남들이 모두 찬사를 보내는 초대형 기술주를 매수하는 행위는 설령 손실을 보더라도 대중의 위안을 얻을 수 있지만, 모두가 오물이라며 고개를 돌리고 비웃는 소외주를 매수하는 행위는 극심한 고립감과 심리적 압박을 동반한다. 주가가 매일같이 하락할 때 리스크가 증가한다고 믿는 시장의 통념을 정면으로 거부하고, 오직 재무제표와 숫자가 증명하는 내재가치만을 이정표로 삼아 나아가는 태도가 필수적이다. 가치가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계적 매도로 인해 가격만 폭락하는 상황은 리스크의 증가가 아니라 오히려 안전마진의 극대화이자 위험의 감소를 의미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냉정하게 계산된 안전마진은 시장의 비이성적인 폭락기 속에서 투자자의 자본을 보호하는 유일한 방패가 된다.
패시브 투자의 심화가 가져온 또 다른 변화는 소외된 자산의 가격 왜곡 주기가 훨씬 더 길어지고 왜곡의 깊이가 깊어졌다는 점이다. 자산 운용의 주도권이 개별 기업을 분석하는 액티브 매니저에서 알고리즘과 지수 관리 기관으로 이동하면서, 시장의 미세한 가격 오류를 신속하게 수정해 주던 차익 거래 자본의 규모 자체가 크게 축소되었다. 이는 한번 소외된 기업이 정당한 시장 가치를 평가받기까지 과거보다 훨씬 더 오랜 인내의 시간이 필요할 수 있음을 뜻한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시간의 지연은 투자자에게 주식을 더 낮은 가격에 더 오랜 기간 동안 매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더욱이 주가가 장기간 극단적인 저평가 상태에 머물게 되면, 영리한 기업 가치 중심의 경영진은 낮은 주가를 활용하여 대규모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단행하거나 고배당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주주 가치를 스스로 끌어올리는 자본 배분 전략을 취하기 시작한다. 시장이 자산의 가치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기업 스스로가 창출하는 강력한 현금흐름이 주주에게 귀속되면서 결국 가치는 가격에 수렴하게 된다.
PS – 그렇다고 지수 투자가 비효율적인 투자 방법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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