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버말은 리튬, 브롬, 촉매를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글로벌 특수화학 기업이다.
1. 리튬과 브롬·촉매
앨버말은 전 세계 리튬 산업에서 가장 큰 생산자 중 하나이며, 동시에 브롬과 정유·석유화학용 촉매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 세 사업의 성격은 서로 다르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의 핵심 소재로, 수요는 정책, 보급률, 기술 변화에 따라 급등하거나 둔화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광산 탐사에서 상업 생산까지 최소 7~10년의 리드타임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단기 수요 폭증에 맞춰 빠르게 공급을 늘리기 어려워, 특정 시기에는 수요가 공급을 앞서면서 가격이 폭등한다. 2016~2017년, 2021~2022년 리튬 슈퍼사이클이 대표적인 사례다. 반대로 수요 둔화와 신규 공급이 맞물리면 가격은 단기간에 급락한다. 2019~2020년, 2023~2024년이 그러했다.
브롬과 촉매 사업은 성격이 다르다. 브롬은 난연제, 의약품 중간체, 석유·가스 시추 유체, 농업용 화학 제품 등 다양한 산업에서 사용된다. 이 수요는 특정 경기 국면에 따라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게다가 브롬은 생산 가능한 자원이 제한적이다. 전 세계 주요 생산 거점은 이스라엘 사해, 미국 아칸소 염수층, 중국 일부 지역 정도로 좁다. 따라서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붕괴 가능성이 낮다. 이 구조 덕분에 브롬 사업은 진입장벽이 높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낸다.
촉매 사업 역시 사이클성이 약하다. 석유 정제용 촉매나 석유화학 공정용 촉매는 정유사와 석화사의 설비 가동에 필수적이며, 장기 계약 기반으로 판매된다. 정유 수요가 장기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여전히 전 세계 석유 수요는 2030년까지 완만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환경 규제 강화로 정유 공정에서 촉매 사용량이 오히려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촉매는 기술 장벽이 높고, 고객사 설비 운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안정성이 높다.
2. 생산부터 판매까지
리튬은 크게 염호 기반과 광석 기반으로 나뉜다. 칠레 아타카마 염호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고함량 리튬 자원으로, 태양광 증발 방식을 통해 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다. 호주 그린부시스 광산과 우도지나 광산 지분은 세계 최대 규모의 스포듀민 매장지로, 채굴한 광석을 정제해 수산화리튬을 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앨버말은 자체 정제 시설뿐 아니라 합작 투자(를 통해 정제 능력을 확보해왔다. 이렇게 생산된 리튬 화합물은 배터리 업체와의 장기 오프테이크 계약을 통해 납품된다.
브롬 사업 역시 단순 추출이 아니라 고부가가치화 과정을 거친다. 미국 아칸소 염수층, 중국, 요르단(지분 50%) 등 주요 거점에서 염수를 확보한 뒤, 브롬 화합물을 추출해 난연제, 제약 원료, 석유 시추용 브라인으로 가공한다. 난연제는 전자기기·건축자재에 필수적이고, 석유 시추 브라인은 깊은 해상 시추에 반드시 사용된다. 이처럼 수요처가 다변화되어 있어 가격 변동이 제한적이다.
촉매 부문은 정유사와 석유화학사에 납품되는 사업이다. 석유 정제 공정에 쓰이는 촉매는 교체 주기가 정해져 있어 고객사의 가동률과 직결된다. 앨버말은 글로벌 주요 정유사와 장기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촉매 성능 개선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도 지속적으로 진행해왔다. 이 덕분에 촉매 사업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반복 매출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3. 생산량과 원가 경쟁력
앨버말의 가장 큰 경쟁력은 저원가 자산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칠레 아타카마 염호가 대표적인 자산이다. 이곳은 리튬 농도가 높고, 태양광 증발 방식으로 염수를 농축하는 과정에서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염호 기반 리튬은 톤당 현금비용이 3천 불 이하까지 내려갈 수 있는데, 이는 스포듀민 광석 기반 생산보다 훨씬 저렴하다. 따라서 리튬 가격이 톤당 1만 불 수준까지 떨어져도 채산성을 유지할 수 있다.
호주 그린부시스 광산은 세계 최대 스포듀민 매장지로, 단위 면적당 매장량이 크고 채굴 효율성이 높다. 광석 채굴 기반은 일반적으로 원가 부담이 크지만, 그린부시스는 대규모 생산을 통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실현한다. 앨버말은 이 광산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지 합작 정제 시설을 통해 수산화리튬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우도지나 프로젝트 역시 현지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어, 호주-중국-미국-유럽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리튬 밸류체인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생산량 측면에서 앨버말은 2024년 기준 연간 리튬 생산 능력이 약 20만 톤 LCE 수준이며, 2030년까지 50만 톤 이상으로 확대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는 세계 수요의 10% 이상을 충족할 수 있는 규모로, 업계 최상위권에 해당한다. SQM, 티엔치, 간펑 같은 경쟁사도 규모 확대를 추진 중이지만, 앨버말은 북미와 유럽 등 비중국권 시장에 강력한 공급망을 보유하고 있어 정책적 수혜 가능성이 크다.
브롬과 촉매 사업도 원가 경쟁력이 있다. 브롬은 자원이 특정 지역에 집중돼 있어 신규 진입이 어렵다. 사해 자원은 세계적으로 가장 생산성이 높은 곳이며, 앨버말은 이를 활용해 난연제와 고부가가치 화학 제품으로 전환한다. 촉매 부문은 연구개발과 고객 맞춤형 설계 역량이 핵심인데, 이 분야에서 앨버말은 오랜 경험과 신뢰 관계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시장 지위를 유지한다.
4. 공급 타이트와 수요
리튬 산업의 공급은 구조적으로 리드타임이 길다. 광산 탐사에서 상업적 생산까지 최소 7~10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단기 수요 급증에 맞춰 공급을 빠르게 늘리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현재 시점에서 공급이 이미 타이트하다고 보기는 힘들다. 2023~2024년 가격 급락으로 시장에 재고가 쌓였고, 기존 대형 프로젝트들의 생산 능력이 여전히 수요를 웃돌고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공급 과잉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최근의 가격 하락은 오히려 미래 공급을 제약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채산성이 악화되면서 일부 신규 프로젝트는 축소되거나 아예 취소됐고,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형 업체들은 투자 결정을 미루고 있다. 지금 착공되지 않은 광산은 2027년 이후에도 생산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공급 부족 위험은 커진다.
여기에 리튬은 지질학적으로는 풍부하지만, 경제성 있게 채굴할 수 있는 매장지는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이 추가적인 제약으로 작용한다. 칠레 아타카마 같은 고농도 염호나 호주 그린부시스 같은 대규모 스포듀민 광산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매장지는 품위가 낮거나 정제 비용이 지나치게 높아 상업성이 떨어진다. 장부상 매장량은 크지만, 실제 시장에 투입될 수 있는 유효한 공급은 그보다 훨씬 적은 셈이다.
수요는 반대로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전기차 침투율은 2024년 약 20%에서 2030년 40~50%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각국 정부의 규제와 보조금 정책, 완성차 업체들의 내연기관차 단계적 축소가 이 흐름을 뒷받침한다.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도 리튬 수요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늘릴 수 있다. 고체 전해질에 리튬 화합물이 필요하며, 에너지 밀도 향상으로 차량당 리튬 사용량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 확산과 함께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본격화되면 전력망 안정화 차원에서 또 다른 대규모 리튬 소비가 발생한다. 여기에 스마트폰, 노트북, 산업용 배터리 같은 전통적 수요까지 유지되고 있어 리튬 수요의 기반은 점점 두터워지고 있다.
5. 중국 배터리와 비중국 배터리
리튬 공급망에서 중국은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다. 전 세계 리튬 정제 능력의 60% 이상이 중국에 집중되어 있으며, 양극재·음극재·셀 제조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이 완벽히 구축되어 있다. CATL, BYD 같은 중국 배터리 메이저 기업들은 자국 내에서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리튬을 우선적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앨버말 같은 서방 공급자가 중국 시장에서 확고한 차별적 지위를 확보하기는 어렵다. 중국 시장은 규모가 크지만, 정책적으로도 자급률을 높이는 방향을 추구하기 때문에 외부 기업이 장기적 성장성을 담보하기 힘들다.
반면 미국, 유럽, 한국, 일본 같은 비중국권 시장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나 유럽의 CRMA(핵심원자재법)는 배터리 소재 공급망을 중국 외 지역으로 다변화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이 정책들은 현지 생산·정제된 리튬에 세액공제, 보조금, 규제 우대 혜택을 부여한다. 앨버말은 칠레, 호주, 미국 등 비중국권 자산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이러한 정책 변화의 직접적 수혜를 받을 수 있다.
이 구조에서는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 확대보다, 비중국권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전환 속도가 앨버말 실적에 훨씬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즉, 테슬라, 현대차·기아, 도요타, 폭스바겐, GM, 포드 등 글로벌 OEM들이 얼마나 빠르게 비중국 배터리 생태계를 확장하느냐가 핵심이다.
6. 칠레 리튬 국유화
칠레 정부는 리튬을 단순한 원자재가 아니라 국가 전략 자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민간 기업 단독 개발보다는 국가 지분 참여 혹은 합작 형태를 확대하려는 국유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는 1970년대 중동 산유국들이 서구 석유 메이저들의 자산을 국유화했던 과정과 맥락이 닮아 있다. 당시 산유국들은 석유가 글로벌 에너지 패권의 중심임을 인식하고, 서구 메이저들이 과도하게 가져가던 이익을 되찾고자 했다. 결과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이란 등은 석유 자원의 통제권을 확보했고, 이후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중심으로 가격 결정권까지 강화했다.
칠레도 유사한 목표를 갖고 있다. 리튬은 전기차 전환과 에너지 전환의 핵심 원료이므로, 이를 단순히 외국계 기업이 가져가도록 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앨버말과 SQM 같은 민간 기업은 기존 계약을 유지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국가 주도의 합작 구조에 참여하지 않고서는 자원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앨버말은 칠레 아타카마 염호라는 세계적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현지 정부 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다만 중요한 차이점도 있다. 1970년대 원유 국유화는 이미 성숙한 산업에서 이루어졌고, 산유국들이 독자적으로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빠르게 확보했다. 반면 리튬은 아직 정제·가공 기술과 글로벌 밸류체인이 특정 기업과 국가에 집중돼 있다. 칠레 정부가 광산 채굴권을 확보하더라도, 정제·화학 공정과 글로벌 판매망에서 민간 기업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국유화가 전면적 배제로 이어지기보다는 합작 투자, 수익 배분 확대, 국가 참여 비율 증대 같은 방식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앨버말 입장에서 이는 위험과 기회가 동시에 된다. 한편으로는 지분 구조 변화와 계약 조건 재조정으로 이익률이 낮아질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칠레 정부가 의도적으로 공급 속도를 늦추거나 제한하면 글로벌 리튬 가격은 오히려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즉, 자원 주권 강화가 앨버말의 공급망 안정성에는 부담이지만, 가격 환경에는 긍정적일 수 있다.
7. 마무리
브롬과 촉매 사업은 경기와 무관하게 꾸준히 수요가 유지되어 앨버말의 현금흐름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한다. 이 덕분에 리튬 가격이 약세일 때도 배당을 끊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반대로 리튬 가격은 전기차 판매량과 경기 사이클에 크게 좌우되므로 단기적으로 방향을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최근 가격 하락으로 신규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경제성 있는 매장지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공급 타이트가 서서히 진행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를 고려한다면 지금은 무리하게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접근을 시작해볼 만한 시기라고 볼 수 있다.
PS – 손익비가 꽤 괜찮아 보인다.
2025/12/14 – 현재 가격(약 150억 불) 정도면 적정한 가격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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