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과 철강, 사라질 산업이라 불리지만 여전히 세계 경제의 근간을 지탱하는 자원이다. 워리어 멧 콜은 그 모순의 한가운데 서 있다.
1. 호황과 불황의 반복
이 섹션은 모니시 파브라이 Best Ideas 2025 인터뷰 내용을 인용하여 답한다. 석탄 산업을 이해하려면 단순한 가격 흐름보다 자본 사이클의 특성을 봐야 한다. 창고 같은 단기 건축물은 공급 부족이 생겨도 1년 안에 신축되어 시장이 빠르게 정상화되지만, 오피스 타워나 초대형 유조선, 해양 시추선은 착공에서 완공까지 수년이 걸린다. 이 때문에 공급 부족이 해소될 무렵에는 이미 과잉 공급이 몰려와 긴 불황을 만든다. 석탄 산업 역시 이와 같은 구조적 사이클을 가진다.
가격이 낮아지면 고비용 광산이 먼저 문을 닫는다. 문제는 일단 닫힌 광산을 다시 여는 일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해고된 광부는 다른 업종으로 옮겨가고, 장비는 처분되며, 채굴 허가조차 상실된다. 신규 장비 발주에는 수년이 걸리고, ESG 규제로 인해 금융 조달도 차단된다. 이런 조건 때문에 공급이 줄면 단기간에 다시 늘리기 어렵고, 반대로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면 가격은 급등할 수밖에 없다. 이때 살아남은 저비용 광산만이 시장의 과실을 독식한다.
최근 몇 년간 상황은 더 특이하다. 2022년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주요 석탄 기업들이 모든 부채를 상환하며 순현금 상태를 확보했다. 광산업 역사에서 거의 보기 드문 일이다. 과거에는 불황기에 빚을 감당하지 못해 파산을 거듭했지만, 지금은 부채 부담이 사라져 불황을 견딜 체력이 훨씬 커졌다. 그러나 사이클의 본질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가격 하락이 길어지면 일부 생산자는 여전히 퇴출되고, 남은 저비용 생산자들이 이후 호황을 흡수하는 구조는 반복된다.
워리어 멧 콜은 이 구도 속에서 비용 구조가 유리한 기업이다. 미국 내 제철용 석탄 업체 중에서도 비용 곡선의 하단에 위치하고 있으며, 부채가 없고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확보했다. 따라서 불황이 찾아와도 버틸 수 있고, 가격이 반등할 경우 시장이 공급 부족으로 전환되면 수익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 이 기업을 평가할 때 핵심은 단기 실적이 아니라, 사이클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가다.
2. 중국과 인도
철강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할 때 중국과 인도를 빼놓을 수 없다. 미국은 이미 조강 생산의 70% 이상을 전기로(EAF)에서 생산한다. 유럽 역시 국가별 차이는 있지만 전기로 비중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으며, 새로운 투자 역시 대부분 전기로에 집중되고 있다. 안정적인 전력망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 요금, 그리고 수십 년간 축적된 고철 스크랩 자원이 이러한 전환을 가능하게 만든 요인이다. 선진국은 내구재 소비 역사가 길어, 폐자동차나 건물 해체 등에서 안정적으로 고철을 공급받을 수 있다. 이 덕분에 전기로가 경제성과 환경성을 동시에 갖춘 방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중국과 인도는 상황이 다르다. 두 나라는 여전히 전통적인 고로(BF)를 중심으로 철강 산업을 운영하며, 최근에도 대규모 신규 고로 설비 건설을 이어가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있지만, 실제 정책 우선순위는 여전히 경제 성장과 산업화에 맞춰져 있다. 인도는 여전히 1인당 철강 소비량이 선진국의 절반 이하 수준에 머물고 있고, 도시화와 제조업 확장이 진행될수록 철강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역시 부동산과 인프라 투자 둔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계 철강 수요의 절반을 차지한다. 이런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대량 생산에 적합한 고로 방식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경제적 현실도 무시할 수 없다. 전기로와 수소환원제철은 친환경적이지만, 단순한 설비 투자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안정적인 전력망과 저렴한 전력 단가가 필수적이며, 무엇보다 수소환원제철은 아직 상업화 초기 단계라 경제성이 검증되지 않았다. 중국과 인도는 여전히 전력망 불안정과 높은 송배전 손실에 시달리고 있다. 인도의 경우 송전 손실률이 15%를 넘나들고, 중국도 특정 지역에서는 전력 부족이 반복된다. 이런 조건에서는 전기로를 대규모로 돌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원료 측면에서도 한계가 있다. 전기로는 기본적으로 고철 스크랩을 원료로 사용한다. 미국과 유럽은 수십 년간 축적된 고철을 재활용할 수 있지만, 중국과 인도는 산업화 단계가 아직 진행 중이라 고철 축적량이 충분하지 않다. 내구재 소비가 이제 막 늘어나고 있어, 회수되는 고철의 양이 제한적이다. 안정적인 원료 공급이 어렵기 때문에, 두 나라는 여전히 제철용 석탄을 투입하는 고로 방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중국과 인도가 새로 짓는 고로는 최소 30년 이상을 가동하는 것을 전제로 설계된다. 이는 단순히 과거의 관성 때문에 석탄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당분간은 경제 성장, 에너지 구조, 원료 수급이라는 현실적인 제약으로 인해 제철용 석탄 수요가 꾸준히 유지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제철용 석탄은 단기적 원료가 아니라 향후 수십 년간도 여전히 핵심 자원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3. 철강 품질
철강 산업에서 전기로(EAF)와 고로(BF)를 비교할 때 가장 자주 언급되는 쟁점은 품질이다. 오랫동안 전기로는 불순물이 많고 균질성이 떨어져, 고급 강재를 생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20세기 후반까지만 해도 전기로로 만든 강재는 주로 건설용 철근이나 단순 구조재에 사용되었고, 자동차 강판이나 조선용 강판처럼 높은 강도와 균질성이 요구되는 분야에서는 고로 방식이 압도적으로 우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때문에 지금도 전기로 강철은 저급재라는 편견이 남아 있다.
하지만 지난 수십 년간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고철 스크랩을 정제하는 기술, 불순물 제거 장치, 합금 원소 배합 기술 등이 개선되면서 전기로 역시 고급 강재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다. 미국과 유럽의 전기로 업체들은 이미 자동차 강판, 고강도 구조재, 특수강 등 과거에는 고로에서만 만들 수 있다고 여겨지던 제품군을 대량 생산하고 있다. 예컨대 미국의 뉴코어는 100% 전기로 기반이지만 자동차 강판 시장에 진출했고, 유럽의 아르셀로미탈도 전기로 기반 고급강 생산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과거에는 존재했던 품질 격차가 이제는 거의 해소된 셈이다.
따라서 철강 품질은 더 이상 고로 방식, 나아가 제철용 석탄의 필요성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되지 못한다. 오늘날 전기로는 단순히 값싼 대량재만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고급 제품까지 포괄할 수 있는 범용 기술로 진화했다. 품질 차이가 산업 구조를 결정하던 시대는 이미 끝나가고 있다.
이 점은 제철용 석탄 수요 전망에도 중요한 함의를 던진다. 과거에는 “고급 강재는 고로에서만 나온다”는 논리가 강력했기 때문에, 석탄이 사라질 수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 그러나 품질 격차가 사라진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이제 제철용 석탄의 장기 수요를 설명하려면 품질이 아닌 다른 변수, 즉 경제성과 인프라 문제를 들어야 한다. 전기로 구축 비용이 충분히 낮아지고, 전력과 고철 자원의 제약이 해소된다면 중국과 인도 역시 언젠가는 전기로 전환을 선택할 수 있다.
이미 변화의 조짐은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전기로 생산 비중을 아직 낮게 유지하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비중 확대가 진행되고 있다. 인도 역시 제조업 확대와 함께 환경 규제 압박이 강화되면 전기로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다. 현재는 경제성의 한계 때문에 고로를 유지하고 있지만, 품질이 걸림돌로 남아 있지는 않다.
4. ESG 압력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ESG는 투자 판단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단순히 기관투자자들의 유행이 아니라, 은행·보험사 같은 금융 시스템 전반에 내재화되며 자금 흐름을 규정하는 요소가 되었다. 트럼프 행정부 이후 미국 내에서는 규제가 다소 느슨해진 듯 보였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일시적 현상일 뿐이다. 장기적으로는 각국의 환경 규제가 더 강화될 수밖에 없고, 기업의 탄소 배출 감축 요구 역시 갈수록 거세질 전망이다.
문제는 현실과 규제 사이의 괴리다. 탈탄소 기술은 아직 상업적으로 검증되지 않았고,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수소환원제철이나 탄소포집저장(CCS) 같은 기술은 아이디어 차원에서는 매력적이지만, 대규모 상용화 단계로 가려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요구된다. 심지어 이른바 ‘친환경 기술’이라고 불리는 것들 중 상당수는 밑단에서 막대한 에너지와 탄소 배출을 수반한다. 표면적으로는 ESG 원칙을 충족하는 듯 보이지만, 전 과정으로 따지면 오히려 탄소 집약적일 수 있는 모순이 존재한다.
이런 불일치에도 불구하고 규제는 강화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공급 측면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은행과 보험사는 석탄 기업에 자금과 보증을 제공하지 않으려 하고, 신규 광산 개발은 더욱 어려워진다. 하지만 수요는 단기간에 급격히 줄지 않는다. 철강 산업은 여전히 인프라와 제조업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수요가 유지되는 가운데 공급만 줄어드는 구조가 형성되면,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이런 환경에서 부채가 거의 없고 현금 창출력이 높은 화석 연료 기업들은 의외의 수혜를 입을 수 있다. 워리어 멧 콜은 이런 국면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기업이다. 시장이 제철용 석탄을 외면할수록 신규 경쟁자는 줄어들고, 살아남은 소수의 기업만이 초과이익을 흡수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분명한 한계도 존재한다. 장기적으로 제철용 석탄 산업이 지속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솔직하게 답한다면, 결국 이 산업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ESG 압력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며, 기술 발전이 언젠가 그 자리를 대체할 것이다. 지금의 국면은 과도기적 기회에 불과하며, 투자자는 이 산업을 영속적 성장 산업이 아닌 사이클과 구조적 불균형 속에서 한시적 기회를 주는 분야로 바라봐야 한다.
5. 블루 크릭 프로젝트
워리어 멧 콜의 향후 성장 전략을 이야기할 때 블루 크릭(Blue Creek) 프로젝트를 빼놓을 수 없다. 앨라배마 기존 광산 인근에서 추진되는 이 프로젝트는 대규모 탄층을 기반으로 한 사업으로, 회사가 수년 전부터 준비해온 핵심 성장 동력이다. 이미 탐사와 개발을 마친 매장량을 바탕으로 장기간 계획된 만큼, 단순한 증설이 아니라 회사의 미래 수익 구조를 재편할 수 있는 전략적 사업으로 평가된다.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연간 약 430만 톤의 제철용 석탄이 추가로 생산된다. 이는 현재 워리어 멧 콜의 연간 생산량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단순 계산으로만 보더라도 현금 흐름이 50~60% 확대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가동 시점은 2026년 2분기로 예정되어 있다. 이는 단기 투자 관점에서 보면 다소 먼 미래일 수 있지만, 광산 개발의 특성상 10년 단위의 준비가 필요한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일정이다. 워리어 멧 콜은 이미 기존 광산 운영 경험과 지역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 완성도가 높고 장기 운영에 필요한 기반도 상당 부분 갖추고 있다.
물론 위험 요인도 존재한다. 무엇보다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만큼 초기 예산을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광산업에서 흔히 발생하는 공통된 문제인데, 인건비와 장비 비용 상승, 규제 강화, 예상치 못한 환경·안전 요인 등이 비용을 밀어올릴 수 있다. 또한 석탄 가격의 변동성은 블루 크릭 프로젝트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다. 가격이 하락세일 때 생산량이 확대되면 단위당 수익성이 오히려 악화될 수 있으며, 불황기에는 고정비 부담이 기업 전체의 수익성을 크게 압박할 수 있다.
참고로, 워리어 멧 콜은 최근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약 23개월간 이어진 장기 파업을 경험한 바 있다. 당시 약 1,100명의 광부가 노사 교섭 결렬로 파업에 돌입했고, 이는 미국 역사상 최장기 광산 파업 중 하나로 기록되었다. 회사는 대체 인력을 투입해 생산을 이어갔지만, 2020년 대비 생산량이 약 29% 감소하며 큰 타격을 입었다. 노조는 파업 수당 등으로 3,500만 달러 이상을 지출했고, 회사 역시 1억 3천만 달러 이상의 잠재적 매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최종적으로 노조는 기존 계약 조건으로 복귀했으나, 회사는 불법 행위에 가담한 직원 41명을 복직 불가 조치했다. 이 사건은 블루 크릭 프로젝트 같은 대규모 확장 전략을 추진할 때, 노사 갈등과 지역 사회와의 마찰이 언제든 중요한 리스크로 부각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6. 마무리
사이클 산업에 대한 투자는 언제나 어렵다. 가격이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짧은 시간 안에 매우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반대로 하락 국면이 닥치면 예상보다 훨씬 긴 불황을 견뎌야 한다. 특히 철강이나 석탄처럼 경기 민감도가 높은 산업은 이 사이클의 진폭이 크기 때문에, 매도 타이밍을 놓치면 호황의 과실을 실현하기 어렵고, 불황이 길어지면 아무리 구조적으로 좋은 기업이라도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산업 종사자가 아닌 일반 투자자가 장기적인 확신을 갖고 접근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도 투자를 고려해볼 만한 이유는 현재 주가 수준이 크게 할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시가총액은 약 30억 달러에 불과한데, 이는 회사가 보유한 자원 매장량과 향후 현금흐름 창출 능력을 감안하면 시장에서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미 모든 부채를 상환해 순현금 구조를 갖춘 만큼 불황기에도 버틸 수 있는 방어력이 있고, 반대로 호황기가 오면 이익의 레버리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체력을 보유하고 있다.
혹자는 모니시 파브라이의 투자 건과 인터뷰를 보고, 그가 단순히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이는 워렌 버핏의 옥시덴탈 투자와 더 닮아 있다. ESG 압력으로 인해 신규 공급은 제한되는 반면 철강 수요는 단기간에 쉽게 줄지 않으며, 그 결과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발생한다. 파브라이는 이 불균형이 만들어내는 이익 스프레드에 주목했을 가능성이 크다.
PS – 두 얼굴(사라질 산업과 단기 기회 산업)을 가진 기업인지라, 신중하게 판단하길 바란다.
같이 보면 좋은 글
–모니시 파브라이 포트폴리오(Dalal Street)
–트럼프의 ‘Big Beautiful Bill’, 석탄 기업에게는 ‘아름다운 선물’이었을까?
–탄소포집 산업, 주요 기업과 기술 정리
–US 스틸 인수로 본 일본제철의 생존 전략
–원유 공급 부족, 비키 홀럽(옥시덴탈 CEO)의 경고
–Best Ideas 인터뷰 내용 한글 번역본:: warehouseblo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