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MOI Global ‘Best Ideas’ 인터뷰에서 모니시 파브라이는 제철용 석탄 산업에 대한 투자 아이디어를 공개했다. 그가 인터뷰에 밝힌 투자 논리와 그의 논리에 대한 필자의 반대 논리에 대해 정리해 봤다.
1. 모니시 파브라이의 제철용 석탄 투자 논리
1.1. 사이클과 공급 회복: 진입 장벽
파브라이가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공급 지연’이다. 석탄 산업은 다른 산업들과 달리 공급을 늘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폐광된 광산을 다시 여는 것만 해도 1) 채굴 장비 확보까지 수년이 걸리고, 2) 숙련 광부를 다시 모으는 것도 어렵고, 3) 환경 규제로 인해 인허가 재취득도 까다롭다.
창고는 공급이 부족해지면 1년 안에 새로 지어 시장에 공급할 수 있지만, 오피스 타워는 착공부터 입주까지 5년 가까이 걸린다. 이로 인해 시장은 과잉 공급과 과잉 낙관을 반복하게 되고, 한 번 불황이 시작되면 수년간 이어진다. 그는 이러한 구조가 유조선, 석유 시추선, 그리고 석탄 산업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말한다.
1.2. ESG 압력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이 부분이다. 파브라이는 석탄 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회피가 합리적 이유 때문이 아니라, 정서적·정치적 이유 때문이라고 본다.
콘솔 에너지라는 미국의 전통 있는 석탄 기업은 150년 넘게 영업을 이어왔고, 고품질의 열탄을 안정적으로 생산해 왔다. 이 기업은 단 한 번도 파산하지 않았고, 부채도 거의 없으며, 은행과의 관계도 수십 년간 지속되어 왔다.
그런데 ESG 흐름 속에서, JP모건이 이제는 콘솔과 거래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이 회사가 돈을 빌리려 한 것도 아닌데, 단지 ‘석탄 산업’에 종사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은행 관계조차 끊긴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산재보험을 들기도 어렵다. 사고가 나더라도 충분히 자체 부담할 여력이 있는데도, 보험사들이 견적조차 내지 않으려 한다.
이러한 자본 배제는 정상적인 경쟁 환경을 붕괴시킨다. 많은 기업이 도산하고, 신규 진입자는 거의 사라진다. 기존 플레이어들은 살아남기만 해도 경쟁자가 사라진 시장에서 초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 워렌 버핏의 옥시덴탈 투자 건을 보고 비슷한 투자처를 찾은 듯한 인상도 준다.
1.3. 부채
광산업은 본래 부채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산업이다. 장비도 비싸고, 인건비도 많이 들며, 한번 불황이 오면 쉽게 무너진다. 실제로 많은 석탄 기업이 가격 하락기에 파산을 겪곤 했다. 그런데 2022년~2023년의 석탄 가격 급등 이후, 많은 제철용 석탄 기업들이 부채를 모두 갚고 무차입 상태가 되었다.
즉, 이제는 단기 가격 하락이 와도 재무 구조상 버틸 수 있는 체력이 생긴 것이다. 과거처럼 가격이 내려간다고 무너지지 않는다. 이에 따라 그가 말했던 것처럼 ‘비용 곡선 하단에 있는’ 몇몇 기업들은, 손익분기점 근처에서 버티다가 가격 반등 시 초과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1.4. 장기적 수요
오늘날 많은 철강이 고로(BF) 기반으로 만들어지고 있고, 이런 고로는 한 번 지으면 30~50년을 사용한다. 지금도 아시아, 인도 등지에서는 새로운 고로들이 지어지고 있다. 물론 수소 환원 제철 같은 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그것이 실제 생산 현장을 대체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탄소세나 규제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산업 구조는 그렇게 빠르게 바뀌지 않는다.
- 파브라이는 수요가 서서히 줄어들겠지만, 그보다 공급이 더 빨리 줄 것이라 예상한다.
2. 제철용 석탄 투자에 대한 필자의 반대 논리
2.1. 구조적 수요 감소
제철용 석탄은 고로 기반 철강 생산의 필수 재료이지만, 기술 전환 속도는 가속되고 있다. 1) 유럽과 일본은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상용화 단계로 끌어올리고 있고, 2) 중국과 인도는 전기로 기반 스크랩 제강 비중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제철용 석탄의 수요는 철강 생산량과 비례하며, 철강의 수요는 경제와 비례한다. 다시 말해 경기가 침체기로 접어들면 그만큼 제철용 석탄의 수요도 감소한다. 파브라이는 제철용 석탄 기업이 무차입 상태가 되었으므로 침체기에서도 버틸 수 있다고 말하지만, 광산업 자체가 영업 레버리지가 큰 산업이므로 침체기가 몇 년 이상 지속되면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은 없을 것이다.
2.2. 정책 리스크
정책 변화로 인해 인허가 재취득이 쉬워지고, 다시금 금융과 자본이 돌아올 수 있다. 파브라이는 이를 진입장벽의 하나로 꼽았지만, 역설적으로 하나의 정책 변화가 진입장벽을 부수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물론 제철용 석탄의 현재 구조는 공급이 늦게 따라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결국은 따라오게 되어 있다. 그 과정에서 과잉 공급이 없을 것이라고 단정 짓는 것은 사이클을 부정하는 것이다.
2.3. 사이클 투자와 타이밍
석탄 산업은 원래 가격 변동성이 크다. 1~2년 만에 3배가 오르기도 하고, 반대로 절반 이하로 떨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구조는 1) 호황이 너무 짧게 지나가면 매도 타이밍을 놓칠 수 있고, 2) 불황이 길어지면 아무리 좋은 구조라도 수익이 희석된다.
혹자는 파브라이의 인터뷰 영상을 가져와 그가 장기 투자자라 사이클에는 포커스를 두지 않는다고 주장할 수 있다. 필자는 이에 대해 이렇게 반문하고 싶다. ‘파브라이가 워렌 버핏처럼 10년 이상 보유한 종목이 있나?’ 그의 투자 역사를 보면, 길게 보유한 게 약 5년 정도다. 보통은 2~3년 정도면 매각한다. 따라서 필자는 그가 제철용 석탄 기업을 폐업할 때까지 보유하려고 투자한 것이 아니라 사이클에 입각한 투자라고 생각하며, 이 사이클을 이해하지 못한 채 그냥 따라서 투자한다면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 투자 세계에선 말보단 행동을 보는 게 더 정확할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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