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상하이종합지수
상하이종합지수는 중국 자본시장의 역사와 궤를 같이하는 가장 상징적인 지수다. 1990년 상하이증권거래소 개장 이후 1991년부터 발표된 이 지수는 상하이거래소에 상장된 모든 주식을 대상으로 산출하는 종합주가지수다. 중국 증시의 초창기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는 이 지수는 오랜 기간 중국 전체 경제의 심리적 지표 역할을 해왔다. 초기의 상하이 증시는 규모가 작고 제도적 기반이 미비했으나, 국유기업의 주식제 개혁과 대형 금융기관의 상장이 이어지면서 급격히 외형을 확장했다.
이 지수의 가장 큰 구조적 특징은 상하이거래소에 상장된 A주와 B주 전체를 포함하는 총시가총액 가중 방식이라는 점이다. A주는 중국 본토인과 허가받은 외국인 기관투자자만 거래할 수 있는 위안화 표시 주식이고, B주는 외국인 투자자를 위해 개설된 외화 표시 주식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유통되지 않고 국가나 국유기관이 보유한 비유통주까지 포함한 전체 발행 주식 수를 기준으로 시가총액을 계산해왔다. 이 때문에 실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유통 물량에 비해 지수 내 대형 국유기업의 착시 효과가 크다는 지적을 오랫동안 받았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2020년 상하이종합지수는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했다. 상장 후 일정 기간이 지나지 않은 신규 상장 종목을 지수 산입에서 유예하고, 부실기업 처리를 위해 유의종목으로 지정된 주식을 제외하는 조치가 포함되었다. 또한 기술 중심의 커촹반 상장 종목을 지수에 편입하면서 과거 금융, 에너지, 통신 등 전통 산업과 대형 국유기업에만 편중되어 있던 지수의 구조를 일부 개선했다. 그럼에도 상하이종합지수는 유통시가총액이 아닌 총시가총액 기준의 기본 골격을 유지하고 있어, 대형주의 움직임에 전체 지수가 과도하게 동조되는 특성을 여전히 지니고 있다.
2. 선전종합지수
선전종합지수는 상하이종합지수와 대칭을 이루는 지수로서 1991년부터 선전증권거래소의 전체적인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 산출되었다. 상하이거래소가 전통적인 대형 국유기업의 무대라면, 선전거래소는 초기부터 민간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창구 역할을 수행했다. 선전종합지수는 선전거래소에 상장된 A주와 B주 전체 종목을 포괄하는 종합지수 형태를 취한다. 상하이종합지수가 중국 거시 경제의 뼈대를 보여준다면, 선전종합지수는 민간 경제 저변의 생동감과 풀뿌리 기업들의 전반적인 금융 체온을 반영하는 지표로 평가받는다.
산출 구조 측면에서 선전종합지수는 상하이종합지수와 마찬가지로 상장된 모든 주식의 총시가총액을 가중치로 삼는다. 따라서 거래소에 새로 진입하는 모든 중소형주가 지수에 자동 편입되며 시장 전체의 외형적 확장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그러나 성분이 우량한 종목만을 추려내는 필터링 과정이 없기 때문에, 한계 기업이나 부실 기업의 주가 변동까지 지수 전체에 그대로 녹아든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비유통주를 포함한 총시가총액 방식을 고수하므로 정부 지분이 높은 몇몇 대형주에 의해 전체 지수 흐름이 과도하게 좌우되는 왜곡 현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전종합지수는 수천 개에 달하는 선전 상장 기업 전체의 평균적인 주가 수준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독자적인 가치를 지닌다. 지수 내부적으로는 중소기업판과 창업판 등 성장 지향적 시장의 모든 기업들이 망라되어 있어, 기관투자자 중심의 우량주 장세보다는 개인 투자자들의 투기적 자금 흐름과 전반적인 시장 심리 상태를 날것 그대로 드러내는 특성이 강하다. 중국 본토 증시 내에서 중소형주와 민간 섹터 전반의 리스크 선호도를 파악하고자 할 때 선행 지표로 자주 활용된다.
3. 선전성분지수
선전성분지수는 상하이와 함께 중국 본토 증시의 양대 축을 이루는 선전증권거래소의 대표 지수다. 1995년부터 발표된 이 지수는 상하이 증시가 대형 국유기업 중심의 전통 산업을 대변하는 것과 달리, 중국의 민간 경제와 혁신 산업의 성장을 보여주는 지표로 자리 잡았다. 선전은 홍콩과 인접한 지리적 특성과 경제특구라는 역사적 배경 덕분에 신생 벤처기업과 정보기술 기업이 성장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었다. 선전성분지수는 이러한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며 전통 제조업에서 첨단 기술 산업으로 이행하는 중국 경제의 체질 변화를 그대로 투영했다.
구조적으로 선전성분지수는 선전거래소 상장 종목 중 시장 대표성과 유동성이 뛰어난 500개 종목을 선정해 산출한다. 전체 종목을 단순 합산하는 선전종합지수(혹은 상하이종합지수)와 달리, 정기적인 심사를 거쳐 우량 종목을 선별하는 성분지수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또한 총시가총액이 아닌 실제 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한 유통시가총액을 기준으로 가중치를 부여한다. 이는 대주주나 정부가 보유한 비유통 지분으로 인한 지수 왜곡을 방지하고, 실제 자본 흐름에 따른 주가 변동을 더 정확하게 반영한다.
선전성분지수의 내부는 중소판과 창업판 등 선전거래소 산하의 세부 시장 성과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정보기술, 소비자 서비스, 헬스케어, 신재생에너지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민간 기업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의 통화정책 유동성 공급이나 기술 진흥 정책이 발표될 때 상하이 증시보다 한층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을 보인다. 경기 하강 국면에서는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지만, 경기 회복기나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는 시기에는 시장 평균을 상회하는 탄력성을 보여주는 특징이 있다.
4. CSI 300
CSI 300 지수는 중국 본토 증시의 통합적 흐름을 관찰하기 위해 개발된 가장 대표적인 우량주 벤치마크 지수다. 상하이증권거래소와 선전증권거래소가 각자 지수를 산출하면서 발생하는 파편화를 극복하고자, 2005년 양대 거래소가 합작해 설립한 중증지수유한공사(China Securities Index)가 발표하기 시작했다. 두 거래소에 상장된 A주 종목 중 시가총액과 유동성이 가장 높은 상위 300개 종목을 구성 성분으로 삼는다. 미국 증시의 S&P 500 지수처럼 중국 본토 자본시장의 전반적인 성과를 측정하는 표준 지표로 통용된다.
CSI 300 지수의 산출 공식은 자유유통시가총액 가중 방식을 철저히 따른다. 정부나 내부자가 보유해 시장에서 거래될 수 없는 지분을 완전히 제외하고, 실제 투자자가 매매할 수 있는 주식 수만을 기준으로 비중을 정한다. 300개 구성 종목은 반기마다 정기적으로 리밸런싱을 진행하며, 주가 급락이나 재무 구조 악화 등의 사유가 발생하면 수시로 교체된다. 이 지수는 상하이의 대형 금융 및 가치주와 선전의 대형 기술 및 성장주를 균형 있게 포괄하므로, 특정 거래소의 산업 편중 현상을 상쇄하고 중국 경제 전반의 거시적 펀더멘털을 가장 객관적으로 드러낸다.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CSI 300 지수가 갖는 위상은 매우 높다. 국내외 대형 연기금이나 자산운용사들이 중국 본토 주식에 투자할 때 가장 먼저 선택하는 추종 지수이며, 이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와 주가지수 선물, 옵션 등 파생상품 생태계가 매우 견고하게 구축되어 있다. 따라서 외부 충격이나 외국인 자금의 급격한 유입과 유출이 발생할 때 그 영향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대규모로 나타나는 통로가 된다. 투자자들은 이 지수의 등락을 통해 중국 우량 기업들에 대한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의 시각 변화를 읽어낸다.
5. 창업판 지수
창업판 지수(ChiNext Index)는 중국의 나스닥을 표방하며 2010년 선전증권거래소에 개설된 창업판 시장의 대표 성장주 지수다. 중국 정부가 전개한 혁신 주도형 경제 성장 전략의 핵심 플랫폼으로, 고성장 기술기업과 유망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전통적인 상장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운 적자 기업이라도 기술력과 성장성이 입증되면 상장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유연하게 설계했다. 창업판 지수는 이 시장에 상장된 종목 중 우량한 100개 기업을 선정해 유통시가총액 가중 방식으로 산출한다.
이 지수의 구조적 특성은 기술 혁신 섹터에 대한 극단적인 집중도에 있다. 컴퓨터, 전자, 바이오메디컬, 신소재, 전기차 및 배터리 등 첨단 산업의 비중이 지수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대형 은행이나 에너지 기업이 전무하기 때문에 전통적인 경기 순환 지표보다는 글로벌 기술 트렌드와 중국 정부의 산업 보조금 정책, 그리고 자본시장의 유동성 환경에 극도로 취약하고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미래 수익에 대한 기대감을 선반영해 주가가 형성되므로 고평가 논란이 자주 발생하며, 밸류에이션 지표가 상하이나 CSI 300 지수에 비해 높은 편이다.
창업판 지수는 위험 선호 성향이 강한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 비중이 높아 변동성이 매우 크다는 특성을 지닌다. 유동성이 풍부한 강세장에서는 상상을 초과하는 급등세를 연출하지만, 대내외 금리 인상이나 규제 리스크가 부각되는 약세장에서는 하락 폭이 깊은 편이다. 2020년 등록제 개혁을 통해 상장 절차가 간소화되고 일일 가격 제한폭이 기존 10퍼센트에서 20퍼센트로 확대되면서 지수의 역동성과 변동성은 한층 더 강화되었다. 중국의 차세대 산업 생태계가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가장 역동적인 지표다.
6. 커촹반 지수
커촹반 지수(STAR 50 Index)는 중국 자본시장의 최첨단 영역을 대변하는 지수로, 2019년 상하이증권거래소에 개설된 과학혁신판(STAR Market)의 핵심 종목 50개를 대상으로 한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이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반도체, 인공지능, 항공우주, 차세대 정보기술 등 핵심 전략 산업의 국산화와 독자적 기술 확보를 뒷받침하려는 정치·경제적 목적 하에 출범했다. 시진핑 행정부가 직접 주도한 자본시장 개혁의 결과물로, 중국 증시 최초로 승인제가 아닌 등록제를 전면 도입한 시장의 지수다.
구조적으로 커촹반 50 지수는 과학혁신판 상장 기업 중 시가총액과 거래량이 가장 큰 50개 종목을 선별해 유통시가총액 가중 방식으로 계산한다. 다만 특정 대형주가 지수를 독점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 개별 종목의 지수 내 비중 상한선을 10퍼센트로 제한하는 캡 제도를 도입했다. 이는 구성 종목 수가 50개로 적은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수 왜곡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다. 창업판과 마찬가지로 일일 가격 제한폭이 20퍼센트로 설정되어 있어 하루 동안의 가격 움직임이 매우 가파르다.
커촹반 지수는 중국 정부가 사활을 걸고 육성하는 첨단 제조 및 원천 기술 기업들의 재무 상태와 성장성을 정밀하게 반영한다. 연구개발 투자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다수 포진해 있어, 당장의 순이익보다는 기술의 혁신성과 특허 보유 현황 등이 기업 가치 평가의 중심이 된다. 정부의 세제 혜택이나 국책 과제 선정 등 정책적 수혜 여부에 따라 지수가 크게 요동치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나 수출 규제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가장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지수이기도 하다.
7. 홍콩 항셍과 H지수
홍콩 항셍지수와 H지수는 중국 대륙 외부에서 중국 경제를 거래하는 유서 깊은 금융 이정표다. 1969년부터 발표된 항셍지수는 홍콩증권거래소의 대표 지수로, 본래 홍콩 현지 기업 중심이었으나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본토 대기업들이 홍콩으로 대거 넘어오면서 중국계 기업 중심의 지수로 탈바꿈했다. 홍콩 H지수는 본토에 본사를 두고 홍콩 증시에 상장한 기업들 중 우량 종목을 모아 1994년부터 산출한 지수로, 대외 개방도가 낮은 본토 증시를 대신해 글로벌 자금의 대중국 투자 관문 역할을 수행해왔다.
두 지수는 모두 유통시가총액 가중 방식을 적용하며 개별 종목의 비중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과거에는 금융과 부동산 등 전통적 산업의 비중이 절대적이었으나, 텐센트, 알리바바, 메이투안 등 대형 플랫폼 기업들의 편입을 허용하면서 지수의 체질이 대폭 변모했다. 홍콩 증시는 본토 증시와 달리 외환 규제가 없고 글로벌 자금의 출입이 자유롭기 때문에, 미국의 통화정책이나 글로벌 자산 배분 전략 변화에 따른 유동성 충격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아낸다.
특히 홍콩 지수들은 본토 증시의 제도적 규제(일일 가격 제한폭 등)가 없는 환경에서 거래되므로 시장의 악재나 호재를 매우 신속하게 반영되는 편이다. 본토 증시가 개인 투자자 중심인 반면 홍콩은 글로벌 기관투자자 중심이어서, 기업의 거버넌스나 글로벌 경기 실적에 기반한 이성적 평가가 지수에 더 강하게 작용한다. 주식시장 연계 제도인 후강통과 선강통의 활성화로 본토 자금의 홍콩 유입이 늘어나면서 본토 증시와의 동조화 경향이 강해졌음에도, 여전히 대외 개방형 중국 자산의 벤치마크로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PS – 금융 시장의 퀄리티에 비해 지수가 너무 많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