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멍거, 오판의 심리학 25가지 경향

오판의 심리학은 투자자, 경영자, 일반 대중 모두가 범하는 심리적 오류나 편향에 대한 찰리 멍거의 대표적인 강연이다. 1995년 하버드 대학교에서 이 강연을 했으며, 멍거가 평생 동안 관찰하고 연구한 25가지 인간의 오판 원인을 정리해 설명한다.

찰리 멍거는 단순히 금융이나 투자 관점에서만 접근하지 않고, 심리학, 경제학, 생물학, 진화론 등 다양한 학문을 통합하는 ‘다학문적 사고(Multi-disciplinary thinking)’를 강조하는 위대한 투자자다.

1. 보상/처벌 과잉 반응 경향

찰리 멍거는 인간의 행동을 결정짓는 가장 강력한 심리적 동인이 보상과 처벌이라고 말한다. 사람은 특정 행동에 보상이 따를 경우 그 행동을 반복하려 하고, 처벌이 따를 경우 피하려 한다. 이것은 동물 훈련에서도 관찰되는 아주 원초적인 반응이며, 인간 역시 본질적으로 ‘조건화된 동물’이라는 멍거의 전제에서 출발한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1. 투자은행 보너스 구조: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월스트리트의 트레이더들은 위험한 파생상품을 만들어 단기 실적을 끌어올리고, 그 성과에 따른 수백만 달러의 보너스를 챙겼다. 하지만, 이 보상은 단기성과에만 집중되어 있었고, 장기적 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었다. 그 결과, 시스템 전체가 붕괴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2. 병원의 과잉진료: 의료기관이 진료 건수에 따라 수익을 올리는 구조에서는, 불필요한 검사를 권하거나 입원을 연장하려는 유인이 생긴다. 이는 보상이 왜곡될 때 생기는 윤리적 붕괴를 보여주는 사례다.
  3. 교육 제도: 학생의 평가가 ‘시험 점수’에만 의존할 경우, 창의성과 학습 동기보다 단순한 암기와 문제풀이 기술에 집중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이는 장기적으로 교육 시스템을 망가뜨릴 수 있다.

멍거는 투자에서 이 편향이 종종 투자 판단을 ‘판단’이 아니라 ‘반사 신경’ 수준으로 만든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특정 종목에서 단기 수익을 맛본 투자자는, 그 성공을 반복하고 싶은 심리 때문에 객관적인 분석 없이 똑같은 투자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2. 호감/애정 경향

사람은 특정 인물이나 대상에 대해 감정적으로 호감을 느끼면, 그 사람의 주장, 행동, 심지어 실수까지도 긍정적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다. 판단의 공정성과 무관하게 좋아하는 감정이 사고의 전 과정을 지배하는 강력한 심리 메커니즘이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1. 광고와 마케팅: 브랜드가 유명 연예인이나 호감형 인물을 모델로 쓰는 이유는, 소비자가 그 인물에 대해 갖고 있는 긍정적 감정이 해당 제품에도 전이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품에 대한 정보는 별로 없는데도, 모델이 호감형이라는 이유만으로 소비 결정을 내리게 된다.
  2. 투자자와 경영자: 많은 투자자들은 스티브 잡스, 일론 머스크처럼 카리스마 있고 인상 깊은 CEO에게 감정적으로 매료되어, 그 기업의 단점이나 리스크를 간과하게 된다. 경영자에 대한 애정은 종종 기업의 재무적 건전성이나 시장 경쟁력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3. 직장 내 평가: 상사가 호감을 느끼는 직원은 동일한 실수를 해도 ‘그럴 수 있지’라고 넘어가지만, 그렇지 않은 직원은 비판을 받는 경우가 많다. 판단이 감정에 휘둘리는 대표적인 예다.

투자 대가들은 투자자에게 있어 가장 위험한 순간은, 기업에 ‘감정적으로 애착’이 생긴 때라고 경고한다. 그 순간부터 사람은 해당 기업의 문제점을 의식적으로 무시하고, 객관적인 분석 대신 감정에 기반한 자기확신을 선택하게 된다는 것이다.

3. 미움/혐오 경향

호감/애정 경향의 정반대다. 특정 인물이나 대상에 대해 혐오, 반감, 증오 같은 감정을 느끼는 순간, 우리는 그 사람의 말이나 행동, 심지어 사실마저도 부정적으로 해석하게 된다. 이 경향은 우리로 하여금 논리적이고 유효한 주장도 감정적으로 거부하게 만들며, 협력과 이해를 방해한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1. 정치적 편향: 특정 정치인을 싫어하는 사람은 그 정치인이 제안한 정책이 아무리 유효하고 타당해도 자동적으로 반대부터 한다. 이는 해당 제안의 실제 내용을 보기도 전에, 감정이 결정을 내리는 전형적인 구조다.
  2. 투자와 언론: 어떤 애널리스트나 언론사를 싫어하게 되면, 그들이 낸 리포트나 분석도 ‘어차피 저 사람들이니까’라는 이유로 무시하게 된다. 반대로, 실제로 중요한 시그널을 놓칠 수도 있다.
  3. 조직 내부 평가: 상사가 특정 직원에 대해 편견을 가지면, 그 직원의 성과도 왜곡되게 보고, 같은 행동도 더 부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투자자든 경영자든 혐오 감정이 생겼을 때, 스스로가 이성적 판단을 하고 있는지 의심해 봐야 한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옳은 말을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늘 열어두는 것이 지적 겸손의 출발점이다.

4. 의심-회피 경향

사람은 혼란스럽고 복잡한 상황에서 생기는 ‘의심’ 상태를 견디기 힘들어하고, 가능한 한 빨리 결론을 내려 불확실성을 제거하려는 경향을 가진다. 이 경향은 모호함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기 위한 심리적 방어 기제로 작동하지만, 동시에 충분히 생각하지 않고 성급하게 결정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1. 뇌동매매: 시장이 출렁일 때, ‘지금 안 사면 기회를 놓칠 것 같고’, ‘지금 안 팔면 더 손해 볼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불안해진다. 이때 대부분의 사람은 복잡한 정보를 분석하기보다 의심 자체를 회피하려는 충동에 따라 움직인다.
  2. 종교적 교리나 음모론의 수용: 복잡한 현실을 설명해주는 단순하고 확정적인 ‘진리’가 주어지면, 그 내용의 진위와 무관하게 사람들이 쉽게 믿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의심의 고통을 덜기 위해 명확한 결론에 집착하는 심리가 작동한 것이다.
  3. 신제품 선택: ’이거 써도 괜찮을까?’라는 의심이 생기면, 사람은 종종 가격이나 스펙보다는 ‘브랜드 이름’ 같은 결론을 빨리 내릴 수 있는 기준에 의존하게 된다.

투자자에게 있어 ‘모른다’는 상태를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다. 의심을 견디지 못하고 행동하는 사람은 결국 시장의 변덕에 휘둘리며 자신의 판단 기준을 포기하게 된다.

5. 비일관성-회피 경향

사람은 자신이 과거에 말하거나 행동한 것과 충돌하는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한 번 어떤 입장을 취하면, 설령 그 입장이 틀렸다는 증거가 나와도 자기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심리가 작동해 그 입장을 고수하게 된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1. 정치적 신념 고수: 한 사람이 특정 정치인을 오래 지지해 왔다면, 그 정치인이 명백한 실수를 해도 지지를 철회하기보다 ‘이번엔 실수가 아니다’, ‘언론이 왜곡했다’는 식으로 기존 신념을 정당화하려 한다.
  2. 투자자와 매수 종목: 이미 어떤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는, 그 기업에 부정적인 뉴스가 나와도 오히려 추가 매수하거나, 문제를 무시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단순히 손실을 피하려는 것이 아니라, ‘나는 원래 올바른 판단을 했어’라는 자기 인식을 유지하려는 심리적 압력 때문이다.
  3. SNS, 블로그 발언: 자신이 공개적으로 어떤 종목을 좋다고 주장했을 경우, 이후 상황이 달라져도 입장을 번복하는 데 심리적 저항을 느끼고 오히려 그 종목을 방어하게 된다.

지적 성숙이란 ‘자신의 생각이 틀릴 수 있음을 받아들이는 능력’이다. 멍거는 ‘과거의 나보다 현재의 내가 더 똑똑해지도록 노력하라’는 조언을 자주 했고, 지속적으로 생각을 재구성할 줄 아는 사람만이 학습하고 성장한다고 강조했다.

6. 호기심 경향

찰리 멍거는 인간이 태생적으로 세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고 싶어하는 본능적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 호기심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은 표면적인 정보나 익숙한 지식만으로도 만족해 버리고, 더 깊이 파고들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인다. 호기심은 단순한 성향이 아니라, 지적 성장과 학습, 현명한 판단의 출발점이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1. 복리 효과: 복리는 시간이라는 지렛대를 만나면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낸다. 멍거와 버핏이 수십 년간 복리 수익률을 통해 만든 부는 그 호기심의 결과다.
  2. 표면적인 뉴스 소비: 헤드라인만 보고 정보를 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은 그 이면에 숨은 구조나 이해관계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는 비판적 사고가 아닌 ‘인지적 게으름’의 결과이며, 잘못된 판단으로 이어지기 쉽다.
  3. 산업 및 비즈니스 모델 구조: 많은 개인 투자자들은 ‘저 기업이 뭘 하는지’는 알아도, ‘어떻게 돈을 버는지’는 깊이 파고들지 않는다.

투자자든 경영자든 ’왜 그런가?’라는 질문을 반복적으로 던질 수 있어야 한다. 호기심은 ‘지식’을 얻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지적 겸손과 사고의 유연성을 유지하는 훈련이기도 하다.

7. 칸트식 공정성 경향

멍거는 사람의 본성 속에 ‘공정함’에 대한 민감한 감각이 자리 잡고 있다고 본다. 이는 단순한 문화적 학습이 아니라, 인간 사회의 협력과 안정 유지를 위한 진화적 장치로 설명할 수 있다. 사람은 자신이 손해를 봤을 때보다 부당하게 대우받았다고 느낄 때 훨씬 더 강하게 반응한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1. 사내 인사 불공정: 한 직원이 능력보다 연줄이나 정치력으로 승진한 사실이 알려지면, 조직 전체의 사기가 급격히 떨어진다. 사람들은 단순히 승진 자체보다 ’그게 공정했는가?’를 훨씬 더 중요하게 여긴다.
  2. 세금 불공정: 어떤 계층이나 기업이 부당한 특혜를 받아 세금을 적게 낸다는 것이 알려지면, 그 규모와 관계없이 국민의 분노는 폭발한다. 이는 ‘내가 손해를 봤느냐’보다 ‘규칙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적용되었느냐’가 더 중요한 심리적 기준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3. 내부자 거래 이슈: 내부자가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이익을 봤다는 사실은, 그 금액보다 시장 전체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이 경향을 제도 설계의 핵심 원리로 삼아야 한다. 불공정은 그 자체로도 나쁘지만, 사람들의 협력, 생산성, 동기, 신뢰를 파괴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경제적 비효율까지 불러올 수 있다.

8. 시기/질투 경향

찰리 멍거는 ‘인간의 감정 중 가장 강력하면서도 파괴적인 것은 시기심’이라고 말한다. 시기와 질투는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행동을 왜곡하고 판단을 흐리며, 비합리적인 경쟁을 유도하는 심리적 경향이다. 특히 비교 대상이 가까울수록(형제, 친구, 동료) 이 감정은 훨씬 강하게 작용하고, 사람은 상대의 성공이 나의 실패처럼 느껴지는 인지 오류에 빠진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1. 직장 내 경쟁: 똑같은 연차의 동료가 나보다 더 빨리 승진하거나 높은 연봉을 받을 경우, 본인의 성과와 무관하게 상대의 성공이 불편하게 느껴지며, 비합리적인 감정적 반응이 일어난다. 이는 조직 분위기와 협업 구조를 무너뜨릴 수 있다.
  2. 투자자 사이의 비교: 커뮤니티에서 ‘이 종목으로 300% 수익 냈다’는 글을 보고, 본인의 투자 전략이 안정적이고 일관되더라도 상대적인 박탈감과 조급함이 생기면서 무리한 매매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3. 소셜미디어의 부작용: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서 보여지는 ‘남의 성공’은 현실보다 화려하게 보이기 마련이다. 이로 인해 사용자들은 자신의 삶이 뒤처지는 듯한 착각에 빠지고, 소비와 투자에서 감정적 판단을 하게 된다.

멍거는 ‘질투라는 감정이 투자에 끼치는 해악’을 자주 언급했다. 특히 ‘다른 사람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내야만 한다는 압박’이 판단을 오염시킨다고 지적하며, 자신만의 기준과 시스템을 갖춘 사람만이 시기의 함정을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9. 호혜성 경향

사람은 누군가에게 호의를 받거나 선물을 받으면, 본능적으로 그에 대한 보답 의무를 느끼게 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사회적 유대와 신뢰를 유지하는 데 유용하지만, 동시에 판단을 흐리게 만들고 쉽게 조작당할 수 있는 약점으로도 작용한다. 나아가 반대로도 작동할 수 있다. (원수)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1. 시식 마케팅: 마트에서 무료 시식을 제공하는 이유는 단순한 체험이 아니다. 한입 받아먹은 것만으로도 사람은 ‘무언가 돌려줘야 할 것 같은 심리적 압박’을 느끼며 제품을 구매하게 되는 경향을 보인다.
  2. 세일즈/영업: 보험, 자동차, 부동산 영업사원은 종종 소소한 선물이나 식사를 제공하며 고객과 유대감을 형성한다. 이는 단순한 친절이 아니라, ‘보답 행동’을 유도하기 위한 심리적 장치다.
  3. 투자 커뮤니티: 누군가가 유용한 정보나 자료를 무료로 제공하면, 사람은 그 사람의 추천 종목을 분석 없이 따를 가능성이 커진다.

멍거는 기업과 조직이 이 원리를 윤리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본다. 이 경향이 조작될 때는 개인의 방어기제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의사결정, 특히 투자, 계약, 고용에 있어서 이 경향이 작동하고 있음을 스스로 자각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0. 단순한 연계에 영향받는 경향

사람은 논리적인 인과관계가 없어도, 어떤 대상이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이미지와 함께 등장하면 그 이미지가 해당 대상에 전이된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다. 즉, ‘함께 나타났다’는 사실만으로도 평가가 영향을 받는 심리적 오류다. 이 경향은 빠른 판단을 가능하게 하지만, 종종 편견이나 비이성적 판단의 원인이 된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1. 광고 효과: 예쁜 모델이 음료수를 마시는 광고를 본 후, 사람은 그 제품에 대해 더 상쾌하고 젊은 이미지를 갖게 된다. 제품 성분이나 품질과는 무관하다.
  2. 부정적 이미지 전이: 어떤 인물이 범죄 뉴스에 자주 등장하거나, 논란이 많은 인물과 함께 사진을 찍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그 인물 자체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3. 투자자 반응: 기업 이름에 ‘AI’, ‘바이오’, ‘메타버스’ 같은 유행어가 포함되어 있으면, 실체와 무관하게 그 기업을 첨단 기업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향은 브랜드, 정치 선전, 종교, 투자 커뮤니케이션에서 자주 활용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 회사는 OO와 비슷하다’, ‘이 CEO는 스티브 잡스를 연상시킨다’는 식의 평가가 나올 때, 그 연상이 실제 실체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냉정하게 검토해야 한다.

11. 단순한 고통 회피형 심리적 부인

사람은 현실이 너무 고통스럽거나 받아들이기 어려울 때, 그 사실을 회피하거나 부인함으로써 정신적 안정을 유지하려는 심리 기제를 작동시킨다. 이것은 자존감 유지나 감정적 방어를 위한 자연스러운 반응이지만, 동시에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문제 해결을 지연시키는 심각한 오류가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1. 손실 회피: 투자자가 큰 손실을 본 주식을 팔지 못하고 ‘괜찮아질 거야’라며 계속 보유하는 것은, 종종 논리적 분석이 아니라 심리적 부인에 의한 것이다. ‘나는 틀리지 않았다’는 감정이 현실을 보는 눈을 가리게 되는 대표적인 사례다.
  2. 부정적 진단 회피: 건강검진에서 이상 소견이 나왔을 때, ‘괜찮겠지’라며 병원을 미루는 경우도 이 경향과 관련이 있다. 현실을 받아들이는 고통이 너무 크기에, 사람은 ‘보지 않는 것’으로 해결하려 한다.
  3. 기업 경영진의 자기기만: 기업의 전략이 실패했음에도, 경영진이 ‘시장이 잘못 반응한 것’이라며 현실을 외면하는 사례도 많다. 이는 고통을 회피하려는 경영자의 심리적 방어다.

심리적 부인은 자기 파괴의 씨앗이 되기 쉽다. 특히 투자자나 경영자는 정직하게 현실을 마주 보는 용기를 길러야 한다. 고통스럽더라도 현실을 직시하는 사람만이 실패를 교훈으로 바꿀 수 있다. 실패와 마주할 수 있는 사람이 진짜 현명한 사람이다.

12. 과잉 자기 존중 경향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을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 경향은 자존감을 유지하고 정신적 안정감을 주는 역할도 하지만, 지나치면 객관성을 잃고 오판하게 만들 수 있다. 사람은 자신이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판단, 능력, 도덕성, 통제력 등을 과대평가한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1. 운전 실력 설문: ‘당신은 평균보다 운전을 잘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다’고 답한다. 수학적으로 불가능한 결과지만, 자기 과신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작동하고 있다.
  2. 투자자의 자기 과신: 초보 투자자가 몇 번의 수익 경험을 통해 ‘나는 시장보다 똑똑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면, 과도한 리스크를 감수하거나 분석을 생략한 투자를 하게 된다. 이는 장기적으로 큰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3. 경영자의 오판: 자신이 높은 자리에 있다는 이유로 ‘나는 틀릴 수 없다’는 사고에 빠지는 경우도 이 경향의 전형적인 예다.

멍거는 지식 수준이 높고, 사회적 성취가 큰 사람일수록 이 경향에 빠지기 쉽다고 경고했다. 오히려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사람이 더 나은 결정을 내린다고도 말했다.

13. 과잉 낙관 경향

사람은 미래에 대해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예측하려는 성향을 가진다. 이 낙관은 동기를 부여하고 삶의 활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지나치면 현실에 기반하지 않은 비합리적인 기대를 하게 만든다. 또한, 좋은 결과가 당연히 따라올 것이라는 확증 편향을 강화하는 기반이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1. 창업자의 장밋빛 전망: 대부분의 스타트업 창업자는 ‘우리 사업은 성공할 것이다’라는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창업의 90% 이상이 실패한다. 낙관이 없었다면 시도조차 없었겠지만, 지나친 낙관은 망상을 부르기도 한다.
  2. 부동산/주식: 부동산 가격이 10년간 상승했을 때 많은 사람은 “이제는 무조건 오른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는 낙관이라는 심리적 에너지가 통계를 압도한 경우다.
  3. 도박 중독: 사람은 ‘이번엔 이길 것 같다’, ‘이번엔 느낌이 좋아’ 같은 근거 없는 낙관에 따라 손실을 반복한다.

사업가와 투자자는 낙관을 기반으로 한 계획을 세우더라도 반드시 보수적인 현실 검증을 병행해야 한다. 낙관은 잘못된 게 아니라, 낙관에 휘둘리는 무계획이 문제다.

14. 박탈 과잉 반응 경향

사람은 무언가를 얻는 것보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잃는 상황에 훨씬 더 강하게 반응한다. 이른바 ‘손실 회피 성향’으로도 알려진 이 경향은 심리학 실험에서도 일관되게 확인된 현상이다. 사람은 같은 금액의 이득보다 손실에 대해 더 큰 감정적 충격을 느낀다. 어떤 기회를 놓쳤거나, 가격이 올라가서 사지 못했거나, 무언가를 잃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비이성적으로 반응하게 된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1. 투매: 주가가 빠지기 시작하면, 본질적 가치를 고려하기보다 ‘잃는 느낌’을 견디지 못해 패닉셀링(공포 매도)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손실이 확정되기 전에 심리적으로 도망치려는 충동 때문이다.
  2. 한정 수량: ‘지금 아니면 못 산다’, ‘곧 품절 예정’ 같은 문구는 실제 가치보다 박탈감을 자극해 소비자를 서두르게 만든다.
  3. 기회 손실: 친구가 산 종목이 급등했을 때, ‘나도 살걸’이라는 생각에 아무 분석 없이 덜컥 따라 들어가는 경우도 일종의 ‘심리적 박탈감’에 대한 반응이다.

투자자에게 있어 가치 분석이 아닌 감정 반응이 매매의 원인이 되는 순간, 더 이상 합리적 투자자라고 할 수 없다. 손실도 과정의 일부이며, 분석이 잘못되지 않았다면 감정을 따르지 말라는 행동 원칙을 세우는 것이 좋다.

15. 사회적 증거 경향

사람은 자신의 판단보다 다수의 선택을 신뢰하려는 심리를 가진다. 특히 정보가 부족하거나 불확실성이 클 때,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따라야 안전하다고 느끼며, 이른바 군중 심리에 빠지게 된다. 이 경향은 생존 본능에서 비롯된 것으로, 과거 군중의 방향을 따르면 위험을 줄일 수 있었던 시절의 본능이 지금도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1. 부동산 열풍: ‘요즘은 다 집 사더라’는 말 한마디가 수많은 사람을 움직이게 한다. 주변 사람들의 매수 경험이 내게 투자 당위성을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이다.
  2. 유튜브 인기 영상/상품: ‘수십만 명이 시청함’, ‘베스트셀러 1위’ 같은 표시는 그 자체가 품질 보증처럼 느껴지는 심리적 착시를 만든다.
  3. 밈 주식 열풍: Reddit의 WallStreetBets 같은 커뮤니티에서 GameStop, AMC 등 특정 주식을 집단적으로 매수한 현상은, 사회적 증거가 투자 결정을 어떻게 지배할 수 있는지를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가장 많은 사람이 열광할 때가 바로 가장 조심해야 할 시점이다. 진짜 투자자는 ‘사회적 신호’가 아닌 ‘사실과 가치’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

16. 대비-오반응 경향

사람은 무언가를 평가할 때, 그 자체의 절대적 가치보다는 직전에 접한 것과의 차이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이 바로 ‘대비 효과’다. 같은 사물이라도 무엇과 비교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인상을 줄 수 있다. 이 경향은 마케팅, 협상, 심리전 등에서 매우 자주 활용된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1. 부동산 중개: 중개인이 고객에게 의도적으로 낡고 비싼 집을 먼저 보여준 뒤, 평균 수준의 매물을 보여주면 후자의 집이 훨씬 좋아 보이게 된다. 이전의 부정적 경험이 대비 효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2. 백화점 판매 전략: 먼저 비싼 제품을 보여준 후 중간 가격대를 제시하면, 소비자는 ‘괜찮은 가격’이라고 느끼고 쉽게 구매 결정을 내리게 된다. 비싼 것이 기준점이 되어버린 결과다.
  3. 투자자의 착각: 고PER 기술주들을 보다가 PER 15의 전통 산업주를 보면 ‘엄청나게 싸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 ‘싼 느낌’은 시장 전체 평균이 아니라, 직전 경험과의 대비에서 온 착시일 수 있다.

합리적인 투자자는 본인만의 절대적 지표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이 기업이 저 기업보다 싸 보인다’는 감각이 아닌, 이 기업이 스스로의 기준에 비해 저평가되어 있는가를 따져야 한다.

17. 스트레스-영향 경향

사람은 강한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면, 평소와 전혀 다른 판단을 내리게 된다. 이는 뇌가 생존 모드로 전환되며, 감정적이고 단기적인 반응을 우선하게 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는 인간의 인지 체계를 단축시키고, 즉각 반응과 회피 본능을 우선시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합리적 사고가 아니라 반사적 반응이 지배하게 되며, 이는 매우 높은 확률로 오판을 초래한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1. 급락장 투매: 시장이 폭락하고 포털 뉴스에 ‘금융위기 재현’ 같은 자극적 문구가 넘칠 때, 투자자는 가치와 무관하게 매도를 선택하게 된다. 이때의 판단은 분석이 아니라 공포에 의한 생존 본능의 결과다.
  2. 시험 중 시간 압박: 시간에 쫓기는 수험생은 평소 알고 있던 것도 틀리게 풀고, 실수하게 된다. 스트레스는 판단력 저하의 가장 직접적인 요인이다.
  3. 위기 상황에서의 군중 행동: 화재가 난 건물 안에서, 냉정히 탈출로를 판단하는 대신 사람들이 달려가는 방향으로 같이 뛰는 행동이 발생한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잘못된 결정을 방지하려면, 사전에 행동 규칙을 정해놓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18. 가용성-오평가 경향

사람은 의사결정을 할 때 머릿속에 쉽게 떠오르는 정보, 최근 본 사례, 자극적으로 인지된 경험에 과도한 비중을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 이때 실제로 중요한 정보는 간과되고, 접근성(가용성)이 좋은 정보가 중요해 보이는 착각이 발생한다. 즉, 사람은 ‘기억 속에서 잘 떠오르는 것’을 ‘더 자주 일어나는 일’로 오해한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1. 뉴스와 범죄 인식: TV 뉴스에서 흉악 범죄가 자주 보도되면, 실제 범죄율이 줄었더라도 세상이 더 위험해졌다고 느끼게 된다. 이는 뉴스가 제공한 ‘가용성 높은 사례’가 판단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2. 투자에서의 착시: 최근 급등한 종목이나 유행하는 산업이 자주 언급되면, 실제 내재가치나 리스크와 상관없이 ‘지금은 이쪽에 투자해야 한다’는 판단이 생긴다. 그러나 그 판단은 ‘논리적 분석’이 아니라 ‘노출 빈도’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3. 질병 공포: 주변에서 암 환자를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실제로 암 발병률이 낮더라도 더 크게 두려움을 느끼고 과잉 반응할 수 있다.

투자자라면 ’지금 가장 많이 언급되는 주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 뒤에 반드시 ’그게 정말 중요한가? 아니면 그냥 많이 보인 것뿐인가?’라는 질문을 따라붙여야 한다. 가용성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숫자, 사실, 맥락 중심의 분석 습관이 필요하다.

19. 미활용-상실 경향

사람의 능력, 지식, 기술, 근육, 감정 조절력 등은 사용하지 않으면 점점 쇠퇴한다. 이 경향은 신체뿐 아니라 지적 능력과 판단력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1. 언어 학습: 외국어를 공부하다가 오랜 시간 사용하지 않으면 금세 잊게 된다. 이는 단순한 기억력 문제가 아니라, 지적 회로 자체가 비활성화되었기 때문이다.
  2. 직장 내 사고력 퇴화: 매일 똑같은 단순 업무만 반복하고,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박탈당한 사람은 어느 순간 자기 판단력 자체를 상실하게 된다.
  3. 투자 분석력: 기업 분석이나 재무제표 읽는 훈련을 중단한 투자자는, 이전에 아무리 훈련이 되어 있어도 시간이 지나면 감각이 무뎌지고 시야가 좁아진다.

멍거는 항상 다양한 분야의 멘탈 모델을 꾸준히 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가 제시한 다학문적 사고를 실천하려면, 철학·경제학·심리학·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를 ‘이론으로 아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써먹는 것이 중요하다.

20. 약물-악영향 경향

약물은 단순히 신체 기능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감정·판단·의사결정 능력에도 심각한 왜곡을 유발할 수 있다. 이 경향은 특히 알코올, 마약, 진정제, 각성제, 특정 처방약 등 인간의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이 판단력을 마비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에 기반한다. 사람은 약물에 영향을 받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자신의 판단이 온전하다고 착각한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1. 음주 후의 판단 착오: 음주 상태에서의 충동적 구매, 부적절한 언행, 사고 등은 흔히 있는 일이다. 이는 판단력과 억제력이 함께 마비되었기 때문이다.
  2. 약물 복용: 수면 부족이나 과도한 카페인, 항불안제 복용 상태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경우, 감정적 반응과 무관심, 혹은 과잉 확신이 나타날 수 있다.
  3. 장기 복용자의 판단력: 진통제나 항우울제 등 장기 복용자들은 때때로 감정 반응과 판단 능력에 미세한 변화가 생긴다. 이는 본인은 자각하지 못하지만, 의사결정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알코올, 마약뿐만 아니라 카페인 과다, 니코틴 중독, 불면과 수면제의 영향까지 광범위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지적 명료성이고, 이는 약물로부터 자유로울 때 비로소 유지된다.

21. 노화-악영향 경향

노화는 단지 신체적 기능 저하에 그치지 않고, 인지 능력과 판단력에도 점진적 영향을 준다. 특히 고령에 접어든 사람은 판단력, 기억력, 유연성, 감정 조절력에서 변화를 겪게 되며, 자신이 예전과 똑같다고 믿는 착각 속에서 오판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1. 고령 투자자: 나이가 들면서 분석을 간소화하거나 직관에만 의존하게 되고, 보수적인 판단을 과도하게 하거나, 반대로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2. 고령 경영자: 역사적으로 많은 CEO, 정치인, 지도자들이 너무 늦게까지 권력을 놓지 않고, 조직에 손해를 끼친 사례가 있다. 그들은 스스로는 여전히 유능하다고 믿지만, 객관적으로는 판단력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3. 노년기의 자기 확신: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정보보다 자신이 믿어온 가치관을 우선시하고, 유연성을 잃기 쉽다. 이로 인해 과거의 경험이 현재의 판단을 왜곡시키게 된다.

즐거운 마음으로 계속 생각하고 배운다면 노화로 인한 인지 능력 저하를 어느 정도 늦출 수 있다.

22. 권위-악영향 경향

사람은 권위가 있다고 인식되는 인물이나 조직의 말에 대해 비판 없이 순응하거나 맹신하는 경향이 있다. 이 권위는 직책, 복장, 말투, 명성, 사회적 지위 등 다양한 요소에 기반할 수 있으며, 합리적 검토 없이 권위자의 판단을 따라가게 만드는 심리적 오류를 유발한다. 이 경향은 심리적 편안함을 주지만, 판단을 외주화하고 사고를 포기하게 만드는 가장 위험한 요인 중 하나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1. 밀그램 실험: 참가자들이 실험자(흰 가운을 입은 권위자)의 지시에 따라 타인에게 심한 전기 충격을 가한 사례다. 이는 권위자의 명령이 도덕적 판단을 압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실험이다.
  2. 주식 전문가 맹신: ‘A 애널리스트가 말하길…’, ‘유명 투자자가 이 종목을 샀대’ 같은 말만으로 많은 투자자가 자신의 분석을 멈추고 그대로 따라 하는 경우가 많다. 이 역시 권위에 의한 사고 정지 현상이다.
  3. 조직 내 복종 문화: 기업이나 군대, 병원 등 수직적 문화에서는 권위자에게 잘못된 지시가 있어도 아무도 반론을 제기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이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권위-악영향 경향은 생각하지 않게 만드는 가장 달콤한 함정이다. 투자자는 ‘누가 말했다’가 아니라 ’무엇을 말했는가?’에 집중해야 한다. 나아가 실수할 수 있다는 인식을 기반으로, 모든 권위에 일정한 거리를 두어야 한다.

23. 헛소리 남발 경향

사람은 때때로 실체 없는 말, 비논리적인 이야기, 무의미한 주장을 늘어놓으며 그것을 정당하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이른바 ’헛소리(baloney)’는 본질 없이 겉만 번지르르한 이야기이며, 정보는 많은데 의미는 없는 말들을 포함한다. 이 경향은 자기 정당화, 과시욕, 타인 설득, 권위 포장, 현실 회피 등 다양한 이유로 나타나며, 본질적 사고 없이 말만 앞서는 태도로 연결된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1. 투자 미사여구: 미래 성장성, 산업 트렌드, 시장 지배력 같은 표현이 반복되지만, 구체적인 숫자나 논리적 근거 없이 사용되는 경우는 그냥 ‘헛소리’일 수 있다.
  2. 정치적 수사학: 현실적 대안 없이 비판만 하거나, 실현 가능성이 없는 공약을 화려하게 포장하는 경우. 말은 멋지지만 아무 내용이 없는 공허한 문장으로 사람들을 속이려는 전략이다.
  3. 기업 홍보: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ESG 리더로서 지속가능한 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같은 의미 없는 말잔치가 자주 등장한다.

멍거는 헛소리 많이 하는 사람을 중요한 일로부터 멀리 떼어놓는 것이 현명한 관리의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24. 이유-존중 경향

사람은 어떤 주장이나 행동에 ‘그럴듯한 이유’가 붙어 있으면, 그 내용이 타당한지 따지지 않고 쉽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즉, 그 이유가 실제로 논리적인지, 의미가 있는지를 검토하기보다, 단지 이유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설득당하는 심리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이 경향은 특히 권위와 연결될 때, 또는 상식과 연결된 듯 보일 때 더욱 강하게 작동한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1. 복사기 실험: 어떤 사람이 복사기 줄 앞에서 ’죄송하지만 제가 먼저 복사해도 될까요?’라고만 말하면 양보율이 낮았지만, ‘왜냐하면 복사해야 해서요’라고 말하면 아무 의미 없는 이유임에도 양보율이 훨씬 높았다. 이는 그럴듯한 이유가 판단을 정지시킨 예다.
  2. 투자 권유 시 사용되는 언어: ‘지금이 매수 적기입니다. 왜냐하면 금리가 내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금리가 실제로 내릴지는 알 수 없지만, ‘이유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사람들을 설득한다.
  3. 허위 마케팅: ‘이 제품은 NASA에서 사용하는 기술을 응용해 만들었습니다.’ 이 말의 진실 여부나 의미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이유가 제시되었기 때문에 신뢰가 생기는’ 착각이 생기는 것이다.

투자에서 ‘이 기업은 OO이기 때문에 유망하다’는 식의 간단한 설명을 들었을 때, 그 이유가 사실인지, 검증 가능한지, 반대 사례는 없는지를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 이유가 있다는 것과 그 이유가 타당하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25. 롤라팔루자 경향

찰리 멍거가 만든 가장 독창적인 개념 중 하나로, 여러 심리적 경향이 동시에 작용할 때 사람은 정상적인 판단을 완전히 잃고 극단적인 행동을 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때는 단 하나의 편향이 아니라, 다수의 심리적 오류가 합쳐져 시너지를 내며, 거의 ‘심리적 폭발 상태’로 전개된다. 이것이 바로 롤라팔루자 효과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1. 닷컴버블: 사회적 증거 경향 + 과잉 낙관 경향 + 권위-악영향 경향 + 보상/처벌 과잉 경향 + 시기/질투 경향
  2. 히틀러 선동: 권위-악영향 경향 + 사회적 증거 경향 + 박탈 과잉 반응 경향 + 헛소리 남발 경향 + 이유-존중 경향

투자자, 경영자, 정치가, 교육자 모두 이 경향을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 군중이 미쳐 있을 땐 조용히 떨어진 곳에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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