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계] 투자 지표와 재무 비율

투자는 결국 숫자의 언어 위에서 이뤄지는 게임이다. 그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면, 결코 이길 수 없다.

많은 비전공 투자자는 투자 지표와 재무비율을 재무제표보다 먼저 접한다. 이는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투자 지표와 재무비율은 간단한 공식처럼 보이고, 직관적으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숫자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해석하려면, 그 숫자가 어디서 왔는지를 알아야 한다. 즉 재무제표에 대한 배경지식이 선행되어야 한다.

PER, PBR, ROE 같은 숫자는 모두 회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출된 2차 지표다. 따라서 회계의 언어와 구조를 모른 채 투자 지표만 활용하려 한다면, 숫자는 오히려 판단을 흐리는 착시로 작용할 수 있다.

투자 지표와 재무비율은 기업을 ‘스크리닝’하는 데 유용한 도구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고, 어떤 한계를 가지는지 모른다면 그 도구는 투자자의 손에 무기이기보다 오히려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1. 수익성 비율

기업을 분석한다는 건 결국 ’이 회사는 자본을 얼마나 잘 활용하고, 실제로 돈을 잘 버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이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수익성 비율이다.

이 비율은 단지 숫자의 나열이 아니다. 기업의 본질적 수익 구조, 경영진의 운영 능력, 사업 모델의 경쟁력을 투자자의 언어로 정량화해 보여주는 핵심 도구다.

1.1. ROE(자기자본이익률)

ROE는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내가 넣은 돈이 얼마만큼의 이익을 창출했는가?’를 보여주는 지표다.

예를 들어 A 기업의 순이익이 500억이고, 자기자본이 5,000억이라면 ROE는 10%다. 하나 더 보자. B 기업의 순이익이 500억이고 자기자본이 2,000억이라면, ROE는 25%다. 이처럼 같은 이익이라도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썼는지에 따라 투자 수익률은 완전히 달라진다.

다만 ROE를 무적의 지표로 보면 안 된다. ROE는 부채를 제외한 값이므로, 비이상적으로 높은 경우 레버리지가 과도한 구조일 수 있다. 자기자본이 1,000억이고 순이익이 800억인데, 부채만 1조라면 어떨까? 평균 금리가 8~10% 수준이라면, 이자 비용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ROE는 80%로 상당히 높게 나타난다.

물론 이 또한 ‘부채 활용을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같은 가정에서 평균 금리만 2%로 낮춰보면, 연 기준 이자 비용이 800~1,000억에서 200억으로 내려간다. 순이익이 800억이니, 꽤나 버틸 만하다. 즉, 투자자는 특정 연도의 ROE만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 유지되어 왔는지’를 먼저 살핀 후 부채 조달 비용과 현금 흐름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1.2. ROA(총자산이익률)

ROA는 당기순이익을 회사 전체 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ROE가 자본 대비 수익률을 보여준다면, ROA는 회사의 전체 자산 대비 수익률을 보여준다. ROE는 부채를 높이면 숫자가 올라갈 수 있지만, ROA는 총자산을 기준으로 하므로 부채도 포함되어 훨씬 보수적으로 볼 수 있다.

ROA와 ROE는 같이 보면 스크리닝하기 더 수월하다. 예를 들어 ROA는 낮은데 ROE만 높다면, 이는 부채 비중이 높은 기업으로 볼 수 있다. 반대로 ROA와 ROE의 격차가 크지 않다면, 부채 비중이 낮은 기업이라 해석할 수 있다.

부채 비중이 높다는 것은 금리 리스크에 취약하다는 뜻이므로 부채를 더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반대로 부채가 적다는 것은 기업의 구조적 안정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부채보다는 자본의 퀄리티를 분석해야 한다.

1.3. 영업이익률

영업이익률은 영업이익을 매출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수익성 중 운영의 질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다. 이를 통해 이 기업이 고마진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지, 저마진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고, 동시에 원가 통제 능력과 비용 효율성도 체크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A 기업의 매출은 1조, 영업이익은 1,000억이고, B 기업의 매출은 5,000억, 영업이익은 1,000억이라면, A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10%, B 기업은 20%다. 장기간 영업이익률이 유지된다면, 당연히 B 기업이 더 좋은 기업이다. 이처럼 영업이익이 같더라도 사업 구조의 질과 효율이 완전히 다를 수 있다.

영업이익률은 업종에 따라 편차가 크다. IT 업종은 비교적 높고, 유통, 건설, 항공, 인프라, 유틸리티 업종은 낮은 편이다. 따라서 산업을 보고 투자할 때는 동종 업계와 비교하는 것이 중요하다.

2. 성장성 비율

현재 기업의 상태가 좋아 보여도 성장이 정체되어 있다면 시장은 관심을 거둔다. 반대로 지금은 적자더라도, 꾸준히 성장하는 흐름이 보인다면 시장은 미래를 사준다. 성장성 지표는 이처럼 정적인 숫자에 ‘시간의 축’을 입혀 해석하게 만드는 핵심 도구다.

2.1. 매출 성장률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강력한 성장 지표다. 제품 또는 서비스가 시장에서 얼마나 팔리고 있는지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투자자는 단순히 매출 성장률만 보고 판단해선 안 된다. 그 성장률의 근거를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 있다:

  1. 매출 성장률이 급등했다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인가?: 일회성 수주, 코로나 특수, 환율 효과 등의 원인이라면 지속적인 성장이 아닐 수 있다.
  2. 같은 업종과 비교했을 때 어떤가?: 산업이 30% 성장했는데 이 기업은 10% 성장했다면, 좋은 성장이라 보기 어렵다.
  3. 영업이익률은 유지되고 있는가?: 무리하게 비용을 써서 매출을 늘린 경우, 영업이익률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2.2. EPS 성장률

EPS 성장률은 주식시장에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성장 지표 중 하나로, ’기업의 수익력이 주당 기준으로 얼마나 빨라지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이 지표는 순이익뿐 아니라 자사주 소각, 유상증자 등으로 인해 변할 수 있다. 따라서 EPS 성장률이 높거나 낮아졌을 때는 그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2.3. 성장률 해석

작년 실적이 너무 낮았다면, 올해 조금만 개선되어도 성장률은 과도하게 높아질 수 있다. 이를 기저 효과라 부르며, 주로 사이클이 있는 업종에서 나타난다. 이런 경우 2~3년 평균 성장률로 보정해 판단하는 것이 좋다.

매출이 급등했지만 대형 수주 한 건이라면 반복이 어렵다. EPS가 급등했는데 자산 매각이익 때문이라면 본업과는 무관하다. 이런 일회성 요인은 제거하고, 본업의 흐름을 봐야 한다.

성장률은 수익성과 함께 봐야 한다. 매출이 성장하는데 이익률이 떨어진다면 진짜 성장이라고 보기 어렵다. 산업 성장률이 20%인데 10% 성장이라면, 이것도 진짜 성장이라 보긴 어렵다.

이제 산업이 성장기에 있는지, 성숙기에 있는지도 고려해야 한다. 같은 업종 내에서 비교하는 것이 더 실질적인 판단을 가능하게 한다.

3. 안정성 비율

이익을 잘 내고 빠르게 성장해도, 유동성 위기로 무너지는 기업은 많다. 그 구조적 약점을 미리 알아차리는 도구가 안정성 비율이다.

3.1. 부채비율

부채비율은 기업이 가진 순수 자본에 비해 얼마나 많이 ‘타인의 돈’을 쓰고 있는지를 나타낸다. 부채비율 100%는 자기자본과 부채가 같다는 뜻이고, 200%는 자기자본의 두 배만큼 부채가 있다는 뜻이다.

낮을수록 좋다고 보지만, 무조건 낮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높은 성장성을 가진 기업이 낮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음에도 부채를 쓰지 않는다면, 오히려 성장 여력을 제약하는 구조일 수 있다.

중요한 건 부채의 ‘양’이 아니라 ‘질’이다. 금리가 낮고, 장기이며, 투자 목적의 부채라면 나쁜 부채라 보기 어렵다.

또한 업종별 비교도 필요하다. 유틸리티, 인프라 기업은 담보가 확실하고 수익이 안정적이므로 부채비율이 높아도 괜찮은 편이고, 플랫폼 기업처럼 무형자산 중심이면 낮은 부채비율을 갖는 경우가 많다. 같은 업종 평균과 비교해보는 것이 더 현실적인 분석이다.

3.2. 유동성비율

유동성비율은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값으로, 단기 채무 상환 능력을 나타낸다. 지금 당장 갚아야 할 돈을, 지금 당장 쓸 수 있는 자산으로 커버할 수 있는지를 체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유동자산이 100억이고, 유동부채가 50억이라면 유동비율은 200%다.

100% 이상이라면 단기 채무를 전액 상환할 수 있는 구조고, 반대로 100% 이하라면 단기 유동성 리스크가 존재하는 구조라고 해석할 수 있다. (200% 이상이라면, 안정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유동성비율이 낮다고 무조건 위험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유통기업처럼 외상매출과 외상매입이 동시에 이뤄지는 구조에서는 유동비율이 낮아도 회전이 빠르다면 생존성은 높다. 반대로 건설업체처럼 외상매출금은 많은데 외상매입금은 적고, 재고가 많아 현금화가 느린 경우엔 유동비율이 높아도 유동성 위기가 올 수 있다. 따라서 유동비율 역시 부채비율처럼 정량적인 수치로 분석하기보단, 실질적인 사업 구조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3.3. 이자보상배율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부채에 대해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자를 감당하고 있는지를 보기 위한 지표다. 예를 들어, 1 이하의 값이 나왔다면 이는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건전한 기업은 최소 3 이상의 값이 나오고, 재무적 여유가 큰 기업은 10 이상의 값이 나오기도 한다.

부채비율을 스크리닝할 때 이자보상배율과 같이 스크리닝하면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부채비율이 300%인데 이자보상배율이 5가 나온다면, 부채가 많지만 이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대로 부채비율이 50%인데 이자보상배율이 2가 나온다면, 부채는 적지만 본업에서의 현금 흐름이 원활하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4. 활동성 비율

수익성, 성장성, 안정성. 이 모든 게 아무리 좋아 보여도, 돈이 회사 안에서 돌지 않고 막혀 있다면, 현금 흐름은 마를 수밖에 없다. 그럼 결국 망한다. (흑자가 나도 망한다.)

4.1. 매출채권 회전율

매출채권 회전율은 매출액에서 평균매출채권으로 나눈 값이고, 매출채권 회수기간은 365일을 매출채권 회전율로 나눈 값이다. 예를 들어, A 기업의 연 매출은 1,200억, 평균 매출채권은 100억이고, B 기업의 연 매출은 1,200억, 평균 매출채권은 300억이라고 가정해 보자. 그럼 A 기업의 회전율 값은 12, 회수기간은 약 30일이고, B 기업의 회전율 값은 4, 회수기간은 약 91일이다.

  • 평균매출채권은 기초매출채권과 기말매출채권을 더한 후 2로 나눈 값이다.

이 회전율이 높을수록, 외상금 회수 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뜻하므로 유동성이 좋다고 해석한다. 반대로 회수기간이 늘어나면 회수가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므로 리스크 점검이 필요하다고 해석한다. 이 관점으로 위 예시를 보면, 같은 매출이라도 B는 A보다 3배의 시간이 더 걸리므로, 유동성 위기에 더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

4.2. 재고자산 회전율

재고자산 회전율은 매출원가에서 평균재고자산으로 나눈 값이고, 재고자산 회수기간은 365일을 재고자산 회전율로 나눈 값이다. 예를 들어, A 기업의 매출원가는 500억, 평균재고자산은 50억이고, B 기업의 매출원가는 500억, 평균재고자산은 150억이라고 가정해 보자. 그럼 A 기업의 회전율 값은 10, 회수기간은 약 36.5일이고, B 기업의 회전율 값은 3.3, 회수기간은 약 110일이다.

  • 평균재고자산은 기초재고자산과 기말재고자산을 더한 후 2로 나눈 값이다.

회전율이 낮고 회수기간이 길다면 이는 과잉 생산이나 판매 부진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나아가 매출은 늘었는데 재고도 함께 늘어난다면 실질 수요가 아닌 공급자 주도 매출일 가능성도 존재한다. 재고는 보이지 않는 비용이고, 보이지 않는 부실을 드러내는 것이 회전율이다.

4.3. 매입채무 회전율

매입채무 회전율은 매출원가에서 평균매입채무를 나눈 값이고, 매입채무 회수기간은 365를 매입채무 회전율로 나눈 값이다. 예를 들어, A 기업의 매출원가는 1,000억, 평균매입채무는 200억이고, B 기업의 매출원가는 1,000억, 평균매입채무는 100억이라고 가정해 보자. 그럼 A 기업의 회전율 값은 5, 회수기간은 약 73일이고, B 기업의 회전율 값은 10, 회수기간은 약 36.5일이다.

  • 평균매입채무는 기초매입채무와 기말매입채무를 더한 후 2로 나눈 값이다.

회전율이 낮고 회수기간이 길다는 뜻은 결제를 늦추고 있다는 뜻과 같다. 운전자본 부담은 줄겠지만, 공급망 리스크(돈 늦게 주는 거래처보단 돈 빨리 주는 거래처가 낫다)가 있을 수 있다. 반대로 회전율이 높고 회수기간이 짧다면, 결제를 늦추지 않고 빠르게 지불한다는 뜻이다.

전 스타벅스 CEO 하워드 슐츠는 지급일을 늦추지 않음으로써 거래처와의 신뢰를 더 끈끈히 다질 수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숫자 측면에서 봤을 때는 결제일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 좋겠지만, 비즈니스라는 측면에서 봤을 땐 줘야 할 돈은 최대한 빨리 주는 게 더 나은 선택일 수도 있다. 이는 정해진 값이 없다는 점을 유의하여 분석하길 바란다.

4.4. 운전자본 회전율

운전자본 회전율은 매출을 운전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예를 들어, A 기업의 운전자본은 500억, 매출은 5,000억이고, B 기업의 운전자본은 1,000억, 매출은 5,000억이라고 가정해 보자. 그럼 A 기업의 회전율 값은 10이고, B 기업의 회전율 값은 5이다.

운전자본을 구하는 방식은 두 가지가 있다:

  1. 유동자산 – 유동부채
  2. 매출채권 + 재고자산 – 매입채무

운전자본 회전일수는 매출채권 회전일수와 재고자산 회전일수를 더한 후 매입채무 회수일수를 차감한 값이다. 예를 들어 매출채권 회전일수는 60일, 재고자산 회전일수는 50일, 매입채무 회전일수는 40이라면 운전자본 회전일수는 약 70일이다.

운전자본 회전율과 회수일수는 ’기업이 얼마나 돈을 묶지 않고 잘 돌리는가?’를 보여준다. 위 예시를 보면 B 기업은 같은 매출을 위해 A 기업보다 2배 자금을 묶어두고 있다. 이 말을 반대로 생각하면 A 기업이 B 기업보다 2배 더 자본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고도 볼 수 있다.

5. 투자지표

재무제표를 통해 기업의 수익성·성장성·안정성을 파악하는 것은 ‘이 회사가 어떤 기업인가’를 이해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우리는 투자자다. 기업이 훌륭하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 위대한 기업도 가격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낼 수 없듯이, 우리는 ’지금 이 기업의 주가는 싼가, 비싼가?’를 따져봐야 한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초석이 되는 도구가 PER, PBR, EV/EBITDA 같은 투자지표다.

5.1. PER

PER은 시가총액을 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투자지표다. 현재 이 ’기업의 이익이 지금의 주가 수준에서 비싼가, 싼가?’를 간편하게 알아보기에 유용하다. 예를 들어 PER이 10이라는 뜻은 지금 주가는 순이익의 10배라는 뜻이다. 반대로 10년 치 이익을 주가에 반영하고 있다는 의미와 같기도 하다. 즉, PER이 낮다는 것은 기업이 저평가받고 있다는 것을 뜻하고, PER이 높다는 것은 성장 기대가 반영되었거나 과대평가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순이익을 기준으로 하므로 적자 기업은 PER 계산이 불가능하다. 이 경우 PSR, 즉 주가를 매출액으로 나눠 계산하는데, 이 경우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여 향후 순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비즈니스인지 체크해봐야 한다.

PER만으로 가치를 평가할 순 없다. PER은 단지 스크리닝 도구일 뿐이고, 뒤에서 펼쳐지는 비즈니스 이야기와 회계 숫자들을 분석해야 비로소 가치를 평가할 수 있다.

5.2. PBR

PBR은 시가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자기자본(장부가치) 대비 현재 주가가 얼마나 반영되었는지를 보기 위한 지표다. 예를 들어, PBR 1이라는 뜻은 장부가치와 주가가 동일하다는 뜻이고, PBR 0.5라는 뜻은 주가가 장부가의 절반이라는 뜻이다.

자산기반 산업, 예를 들어 금융, 부동산, 조선 등에서는 활용도가 높지만, 무형자산 비중이 높은 기업(브랜드 기업, IT 기업)에는 적용하기 어렵다. 나아가 PBR이 낮다고 항상 저평가가 아니다. 이익이 없거나, 자산이 현금화되기 어려운 구조인 경우 자본에 부여하는 가치가 낮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싼 것만 찾으면 밸류 트랩에 갇힐 수 있다.)

PBR 역시 PER과 마찬가지로 스크리닝 도구다.

5.3. EV/EBITDA

EV/EBITDA는 말 그대로 EV(기업가치)를 EBITDA(감가상각 전 영업이익)으로 나눈 값이다. PER과 PBR이 중가 중심이라면, EV/EBITDA는 ‘기업 전체를 사는 관점’에서 기업가치와 수익력을 연결한다.

  • EV = 시가총액 + 순차입금 (총차입금 – 현금)
  • EBITDA = 영업이익 + 감가상각비

감가상각, 이자, 세금 등을 제외한 값으로 현금창출력을 중심으로 분석할 수 있다. 다만 EBITDA 자체가 사람으로 치면 연봉을 물어보는 것과 같아, 다른 투자지표와 마찬가지로 스크리닝 도구에 한정된다. 예를 들어, A 씨는 연봉이 1억이지만, 가처분소득은 3천만 원이고, B 씨는 연봉이 5천만 원이지만, 가처분소득은 4천만 원이라 가정했을 때 누가 더 잘 살 수 있을까? 같은 연봉이라도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이 다르듯, EBITDA 역시 마찬가지다.

5.4. PEG

PEG는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에 높은 PER이 부여되었을 때 이것이 적정한지 알기 위한 지표로, PER을 EPS 성장률로 나눠 계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 기업의 PER은 20, EPS 성장률은 30%고, B 기업의 PER은 10, EPS 성장률은 5%라 가정했을 때 A 기업의 PEG는 0.67, B 기업의 PEG는 2다.

보편적으로 PEG가 1 이상일 때 고평가라 말하고, 1 이하일 때 저평가라 말하는데, 이 지표를 처음 제시한 피터 린치는 0.5일 때 매수해서 1.5에 접근했을 때 매도하라고 전했다. 다만 이 또한 성장에 대한 근거가 없으면 사용할 수 없는 지표이므로 단순 스크리닝 도구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6. ROIC와 WACC

기업은 주주와 은행으로부터 자본을 조달하고, ’그 자본으로 얼마를 벌어들이느냐?’가 기업의 존재 가치를 결정한다. 이때 중요하게 봐야 할 숫자가 ROIC와 WACC다.

6.1. ROIC

ROIC는 투하자본 대비 이익률을 보기 위한 지표로, NOPAT을 투하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여기서 NOPAT은 ’영업이익 x (1 – 세율)’로 계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NOPAT이 1,000억이고 투하자본이 1조라면, ROIC는 10%다.

ROE나 ROA가 회계상 자본이나 자산 전체를 기준으로 했다면, ROIC는 경영진이 실제로 통제 가능한 자본을 기준으로 한다. 따라서 본업에서 실질적으로 ‘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벌고 있는지’를 체크할 수 있다. 물론 투하자본을 기준으로 하므로 이 또한 단독으로 평가해선 안 되겠지만, 다른 투자 지표보다 더 유용하게 사용되는 지표임은 분명하다.

6.2. WACC

WACC(가중평균자본비용)는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데 드는 평균 비용을 보기 위한 지표다. 계산식은 ‘(E/V) x Re + (D/V) x Rd x (1 – Tc)’이다. 여기서 E는 자기자본, D는 타인자본(부채), V는 자기자본과 타인자본을 합한 값, Re는 자기자본 비용(주주의 기대수익률), Rd는 부채자본 비용(차입 금리), Tc는 법인세율(이자비용은 세금에서 차감되므로 반영)이다.

자기자본 비용, 다시 말해 주주의 기대 수익률을 계산하는 이유는 기회비용 때문이다. 주주들이 맡긴 돈 역시 자본이고, 그 자본은 기업이 아닌 다른 곳에 투자할 수도 있었던 자금이다. 예를 들어, 무위험 수익률(미국 10년 국채)이 3%라면, 이 3%보다 훨씬 더 높은 수익률을 올려야 한다. 여기에 더해 변동성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WACC에서 사용하는 자기자본 비용은 ‘무위험 수익률 + Beta x 시장 리스크 프리미엄’으로 계산한다.

  • Beta는 주식시장 전체의 가격 변동에 비해 개별 주식의 수익률이 얼마나 변동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값이 1보다 크면 시장수익률이 1% 변동할 때 해당 주식의 수익률은 1%보다 크게 움직인다는 뜻이다.
  • 시장 리스크 프리미엄은 주식과 채권의 수익률 차이로 계산할 수 있다. 과거 100년 평균을 보면 약 5% 수준이다. 다만 이것이 향후에도 동일하게 유지된다고 단정짓긴 어렵다.

6.3. 해석

ROIC보다 WACC가 높다는 것은 자본을 굴리는 데 드는 비용보다 수익이 적다는 뜻이다. 외형적으로는 성장할 수 있어도, 내재 가치는 하락하고, 주가는 언젠가 이 ‘비효율’을 반영하게 된다. 반대로 ROIC보다 WACC가 낮다는 것은 자본 비용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는 의미다. 남은 차익은 초과이익으로 주주가치를 증가시키고, 시장은 이 프리미엄을 주가에 반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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